부산 아파트 신축 현장서 출근 이틀만에 20대 작업자 24층서 추락사

유족 "관련 업체 3곳 서로 책임 떠넘겨"

지난달 24일 작업자 추락사고가 발생한 부산 영도구 신축 봉래동 아파트 공사 현장.(A 씨 유족 제공)

(부산=뉴스1) 장광일 기자 = 지난 8월24일 오전 10시 30분쯤 부산 영도구 봉래동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 23층에서 작업하던 20대 남성이 추락해 숨진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2일 부산고용노동청 등에 따르면 당시 20대 작업자 A 씨는 덕트(난방, 환기에 사용되는 도관) 설치 작업을 하던 중 이 설비의 개구부(구멍)에서 떨어졌다. 추락 높이는 아파트 24층 높이, 약 86m로 확인됐다.

A 씨는 동료 작업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이날 A 씨는 출근한 지 두 번째 날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 씨의 유족은 "평소 음악을 좋아했지만 이 분야가 진로로 정하기에는 불확실한 것을 알기에 자취를 하며 택배 상하차 등 여러 일을 했던 친구"라며 "혼자 살아가기 위해 발버둥 치던 중 이 같은 사고가 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얼마 전 장례식에 공사 현장 관계자가 찾아왔다"며 "그 자리에서도 사고와 연관된 공사 발주처, 중간업체, 하청업체 3곳은 소통 등 책임을 서로 떠넘기기 바빴다"고 설명했다.

경찰과 부산고용노동청은 사고 발생 사업장을 대상으로 정확한 사고 경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부산 노동청 관계자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하도급을 준 발주업체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다"며 "수사 중인 사안이라 자세한 내용은 말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ilryo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