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 모녀 살인' 무기징역 50대, 불 질러 사체 훼손 혐의는 '형 면제'

"살인 범죄 판결 당시 양형에 반영…형평성 고려"

부산고등·지방법원 전경 ⓒ News1 윤일지 기자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이웃집 모녀에게 정신과 약물이 담긴 도라지물을 마시게 한 뒤 살해해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50대 여성이 범행 중 불을 질러 사체를 훼손한 혐의에 대해서는 형 면제를 받았다.

부산지법 형사6부(김용균 부장판사)는 30일 현존건조물방화미수, 사체손괴 등 혐의로 추가 기소된 A씨(50대·여)에 대해 형을 면제한다고 밝혔다.

형의 면제는 범죄는 성립했으나 이에 대한 형벌을 면제한다는 선고이다.

재판부는 "부검 감정서, 범행 시간대에 제 3자가 출입한 사정이 없는 점, 사건 무렵 타는 냄새가 났다는 진술, 소훼된 이불에서 다량 검출된 피고인의 DNA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불을 질러 건물을 소훼하고, 사체를 훼손하려 한 점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미 피해자들을 살해한 범죄 행위로 확정판결이 나와 현재 복역 중에 있고, 당시 확정 판결의 양형 이유에서도 이 사건 범행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형성평을 이유로 형을 면제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2022년 9월 12일 부산진구 양정동 빌라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을 탄 도라지물을 피해자 B씨(여)와 B씨의 딸 C양에게 먹인 뒤 살해한 뒤 이불에 불을 질러 증거를 인멸하고 사체를 훼손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A씨에게 방화, 사체 훼손 혐의에 대해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앞서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항소했지만 항소심 역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A씨의 상고를 기각하면서 무기징역형을 확정했다.

A씨는 살인 범행 당시 쓰러진 B씨의 귀금속을 훔치던 중 B씨가 깨어나자 집 안에 있던 흉기와 끈 등을 이용, 질식해 숨지게 했다. 딸 C양도 둔기로 때린 뒤 질식해 숨지게 했으며, 아들 D군은 A씨가 건넨 도라지물을 마신 뒤 옆방에서 15시간 동안 잠 들어있다 깨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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