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서 러시아 선원 또 여권 도용 무단 이탈…한달 새 3번째

부산 감천항에 정박한 러시아 국적 냉동화물선에서 선원들이 작업하고 있다. 2020.6.23/뉴스1 ⓒ News1
부산 감천항에 정박한 러시아 국적 냉동화물선에서 선원들이 작업하고 있다. 2020.6.23/뉴스1 ⓒ News1

(부산=뉴스1) 손연우 기자 = 부산항에 정박 중인 러시아 국적 선박(668톤)에서 러시아 선원들이 동료 여권을 도용해 무단으로 이탈하려다가 보안 당국에 적발됐다. 한달 새 3번째 이런 일이 발생하면서 항만 국경 보안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

26일 항만보안 당국 등에 따르면 25일 오후 8시 42분쯤 부산 감천항 한진종건부두 53번 선석에서 러시아 선원 2명이 동료 선원의 여권을 도용해 검문·검색을 받다가 부산항보안공사 소속 청원경찰에게 적발됐다.

청원경찰은 선원들을 붙잡은 뒤 곧바로 법무부 측에 신고했다. 법무부 측은 선원들이 소속돼 있는 선사 측에 해당 사실을 알렸으며, 선사 측은 오늘 중 이들에 대해 강제 추방 등 조처할 예정이다.

부산항에선 앞서 지난 5일에도 감천항 동편부두에서 외국인 선원이 동료 선원의 여권과 상륙허가증으로 무단 이탈을 시도하다 부두 입구에서 적발됐다.

지난달 28일에도 사하구 감천항 7부두(한진해운 부두) 선석에 접안 중이던 러시아 국적 선박의 선원이 선박에서 내려 동료 선원의 여권과 상륙허가서를 도용해 보안안내센터 정문을 빠져나갔다. 이 선원은 당일 동구 텍사스촌에서 술을 마시다 소란을 일으켜 경찰에 체포됐다.

부산항에선 최근 한달 새 3건(4명)의 외국인 선원 여권 도용 사건이 발생했다.

당국 등에 따르면 일부 국가의 경우 여권에 최근 몇 년 내 사진을 붙여야 한다는 등의 규정이 없는 데다 흑백사진을 허용하고 있어 눈으로 구별하기 어렵다.

현재 부산항엔 부두 20곳 중 6곳에만 여권 판독기 등이 설치돼 있고 나머지 부두에선 부산항보안공사 직원들이 육안으로만 외국인 신분 확인 작업을 하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가 상시 배치돼 모든 외국인 입·출국자의 정보 인증을 심사하고 있공항과 달리 항만에선 청원경찰들이 법무부 업무와 세관 업무까지 떠안아서 하는 셈이다.

부산항보안공사 측은 수년 전부터 외국인 입국 또는 등록 시 지문과 얼굴 인식 시스템이나 여권 판독기 등 설치를 법무부에 요구하고 있으나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현재까지 제대로 갖춰지지 않고 있다.

법무부와 산하 부산출입국외국인청이 항만 국경 보안에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syw534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