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女 승무원 방 침입, 속옷 본 일본男 기관사…조사없이 日 출국
사건 은폐 논란…피해자 "서랍 열고 눈 마주치자 도망"
- 손연우 기자
(부산=뉴스1) 손연우 기자 = 한일 합작 선사인 'A 라인' 소속 카 페리 여객선에서 일본인 남성 기관사가 한국인 여성 승무원의 방에 몰래 침입했다가 적발된 가운데, 선사 측이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주장이 제기 돼 논란이 예상된다.
이 선박은 일본 국적으로 부산-후쿠오카를 하루 1회 운항하고 있다. 사건은 지난 달쯤 이 선박이 부산항에 정박 중일 때 발생했다.
26일 A 사 등에 따르면 일본인 남성 기관사 B 씨는 사건 당일 오후 비어 있던 여 승무원 C 씨의 방에 몰래 들어갔다가 방으로 돌아온 C 씨와 눈이 마주쳤다.
C 씨는 방문과 속옷이 든 서랍이 열려 있는 것을 목격했으며 이후 B 씨는 황급히 도망쳤다.
사건 직후 경찰 등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탓에 B 씨는 평소 일정대로 다음 날 오전 일본 하카타항에 도착해 하선했다.
B 씨는 사건에 대해 입을 닫은 채 일절 말을 하지 않고 있으며 최근 사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C 씨는 휴가를 내고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A 사는 부산 영도구에 있는 한 선원 송출·관리회사를 통해 승무원을 고용하고 있다. 현재 이 배에 승선 중인 한국인 여 승무원은 6명으로, 이 중 C 씨는 이번 사건 발생전부터 9월 초쯤 사직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C 씨는 사측에 경찰 신고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사측이 다른 여승무원을 상대로 입단속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선사 선원 송출 회사 관계자는 "C 씨의 경찰 신고 요청을 거절한 적이 없고, C 씨가 원하는 대로 하라고 말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건 직후 B 씨를 선실에서 나오지 못하게 하고 C 씨의 진술을 토대로 자체적으로 현장을 살폈다"며 "B 씨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에 대해선 대답을 듣지 못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해당 선박 승무원들의 평균 근무 기간은 비교적 긴 편인데, 그동안 B 씨 관련 문제가 일어난 적은 없다"며 "승무원이 머무는 선실 문 잠금장치를 전자식 키로 교체했으며 직원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syw534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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