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체 태풍 '종다리' 뒤끝…가로수 다 쓰러뜨리고 곳곳 정전(종합)

오늘 오전 9시 서산 북쪽 약 70㎞ 해상서 소멸
충남 태안 108㎜ 누적 최대 강수…전남 등 강풍주의보

제주 전역에 태풍특보가 내려진 20일 오후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앞바다에 거센 파도가 일고 있다. 2024.8.20/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전국=뉴스1) 박민석 박찬수 조아서 최성국 기자 = 제9호 태풍 '종다리'의 영향으로 밤 사이 남부와 중부지방에 강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내리면서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기상청은 '열대저압부'로 약화된 태풍 '종다리'가 21일 오전 9시 서산 북쪽 약 70㎞ 해상에서 시속 47㎞ 줄어들면서 소멸할 것으로 관측했다.

태풍 영향을 크게 받은 전남에서는 전날까지 소방당국에 14건의 호우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20일 오후 9시 34분쯤 전남 목포시 상동의 한 도로에서 나무가 쓰러지면서 오토바이를 몰던 20대 운전자를 덮쳤다. 운전자는 경상을 입고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무안군 해제면의 한 주택에서는 낙뢰로 인한 단전피해도 발생했다. 이밖에도 전남 곳곳에서 나무 쓰러짐 신고가 속출했다.

충남에서는 21일 아침까지 가로수가 쓰러지고 지하차도가 침수되는 등 15건의 피해가 잇따랐지만 인명피해는 없었다.

부산에서는 돌풍을 동반한 비 영향으로 2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부산 영도구의 건물 간판이 날아가고 강서구 명지동의 아파트 외벽이 떨어져 소방이 안전조치했다. 인명피해는 없었다.

강풍으로 인해 김해국제공항의 항공편 8편은 사전 결항됐다. 전날 대만에서 출발한 김포행 타이거항공 비행기는 김해공항에 착륙을 시도하다 대만으로 회항하기도 했다.

경남에서는 12건의 호우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대부분 나무 쓰러짐이나 침수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태풍으로 인해 뱃길이 끊기면서 도서지역의 정전 복구가 지연되기도 했다.

전날 오후 2시 53분쯤 남해군 미조면 조도 앞 해상에서 2000톤급 바지선이 송전선과 충돌해 전선이 끊어지면서 남해 조도와 호도 112세대에 정전이 발생했다.

한국전력 경남본부는 복구장비와 인력을 파견했지만 해상에 내려진 풍랑주의보로 인해 정전이 발생한 섬에 들어가지 못했다. 현재는 조도와 호도에서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부터 이날 오전 7시까지 누적 최대 108.0㎜(태안)의 비가 내렸다. 서산 107.8㎜, 당진 101.0㎜ 등 종다리가 소멸한 전후부터 충청권에 많은 비가 집중됐다.

구례(피아골) 84.5㎜, 산청 78.2㎜, 고성 74.0㎜, 창원 71.0㎜, 광양(백운산) 67.0㎜, 통영(매물도) 62.5㎜, 남원(뱀사골) 61.5㎜ 등 남부 지방에도 적지 않은 비가 왔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7시 기준 경기 5개 시군, 충남 6개 시군, 전남 15개 시군, 경남 3개 시군과 제주, 부산, 울산 등지에 강풍주의보를 유지 중이다.

pms71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