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소재 해양 공기업 수장 임명 두고 국민의힘 계파 신경전

BPA·해진공 사장 전봉민·안병길 하마평…윤 정부 보은인사 논란

부산항만공사 전경 ⓒ News1 윤일지 기자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해양수산 분야 핵심 공공기관 기관장 임원 자리에 4·10총선 국민의힘 낙천자가 내정됐다는 뒷말이 나돌면서 '낙천자 구제용 인사'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전·현직 의원 간 친윤·친한 충돌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19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부산항만공사(BPA)는 지난 10일 상임임원(사장) 공모에 응모한 7명 중 서류심사를 통과한 3명에 대해 최종 면접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BPA 임원추천위는 3명 중 복수 후보자(2명)를 해양수산부에 추천했으며, 인사 검증과정을 거쳐 이 중 1명이 신임 사장으로 임명될 예정이다. 강준석 현 BPA 사장의 임기는 오는 9월까지다.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전봉민 전 수영구 국회의원이 내정이 확실시되고 있으며, 임명 시기를 두고 해양수산부의 결정만 남은 것으로 전해진다.

부산 해운대구에 본사를 둔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도 지난달부터 사장 공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김양수 해진공 사장의 임기는 오는 23일 만료된다.

차기 해진공 사장으로는 안병길 전 서·동구 국회의원이 유력하다. 현 사장의 임기 만료가 코앞으로 다가온 시점까지 꾸준히 하마평이 거론되면서 복수의 여권 관계자들도 내정설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현재 강준석 BPA 사장과 김양수 해진공 사장은 해수부 차관 출신으로, 임명 당시 '해피아'(해수부 고위 퇴직자+마피아) 논란이 있었지만 관련 업무에 대해 비교적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매년 반복되는 '해피아' 논란에 더해 이번엔 낙천 인사들의 사장 임명 가능성이 제기되자 전문성마저 기대하기 어려운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이 거세다.

지역 정가에서는 지역구 전 의원들이 공공기관장으로 임명돼 활동하며, 지역 조직력을 갖출 경우 친윤(친 윤석열) 대 친한(친 한동훈)의 계파 갈등이 가시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수영구와 서·동구 국회의원을 지낸 전봉민 전 의원과 안병길 전 의원이 지역에 영향력이 큰 공공기관에서 요직을 지낼 경우 지역 장악력을 잃지 않으면서 다음 선거를 겨냥한 정치적 부활이 용이하기 때문에 전·현직 간 물밑 세력 다툼이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정연욱 국회의원(수영구)과 곽규택 국회의원(서·동구) 모두 한동훈 체제에서 '현역 불패'를 꺾고 공천 수혜를 받은 만큼 사실상 친한계로 분류된다.

특히 황우여 비대위 체제에서 선임된 곽 의원은 이번 국민의힘 당직 인선에서 수석대변인에 유임하기로 하면서 친한계로서의 초석을 다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총선에서 현역 물갈이의 직격탄을 맞았던 부산의 경우 이주환 전 연제구 의원과 김희곤 전 동래구 의원도 금융공기업 수장 내정설이 꾸준히 흘러나오는 등 윤 정부의 '달래기 용 보은인사'가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점쳐져 이러한 분석에 힘을 싣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낙선자를 챙기는 것은 타당한 명분이 있지만, 낙천자를 챙기는 것은 이해하기가 어렵다"며 "지역에 기반을 가지고 있는 전직의원들을 지역 소재 공공기관장으로 임명할 경우 지역 당협에 혼란이 가중될 것은 자명한 일"이라고 말했다.

ase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