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장 이탈·몸싸움’ 독립기념관장 논란에 광복절 경축식 곳곳서 파행(종합)

(전국=뉴스1) 장광일 이종재 이시우 기자 = 제79회 광복절을 맞은 15일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논란에 광복절 행사 참석자가 대거 이탈하거나 몸싸움이 벌어지고 둘로 나뉘어 진행되는등 사상 초유의 파행이 벌어졌다.

부산 광복절 경축식은 1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백기환 광복회 부산지부장이 기념사를 맡았다.

백 지부장은 "최근 일제 강점기 때 친일은 반민족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독립기념관장으로 임명됐다"고 말했다.

이어 "광복절을 건국절로 바꾸려는 음모가 진행되는 것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그는 이승만 대통령을 내세워 건국 대통령이라는 이름으로 이용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백 지부장의 기념사에 몇몇 행사 참석자는 "치워라"며 소리쳤고 6.25 참전유공자회 등 일부 보훈단체는 항의하며 행사장에서 나갔다. 이 과정에서 단체 회원 간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강원도에서는 강원대 백령아트센터에서 김진태 강원지사를 비롯해 애국지사 유족·광복회원, 보훈기관·단체장 등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축식이 개최됐다.

김 지사는 경축사를 통해 "일각에서 3·1독립선언과 임시정부 수립이 이뤄진 1919년에 대한민국이 건국됐다고 주장하지만 당시 국민으로부터 부여된 통치권이 없었고 주권이 미치는 영토도 없었다"며 "만약 1919년에 건국됐다고 하면 나라가 이미 있기 때문에 독립운동도 필요 없고 광복 자체도 부정하는 자기모순에 빠지게 된다"고 했다.

또 "1948년 5월 10일 우리 민족 역사상 처음으로 민주주의 절차에 의한 선거를 치러 국민·주권·영토를 갖춘 자유 민주공화국을 수립했다"며 "1948년 건국은 일부에서 주장하듯이 반헌법적이고 일제강점기를 합법화하는 게 절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를 들은 김문덕 광복회 강원지부장 등 광복회원들은 강하게 항의하며 행사 도중 자리를 떠났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이날 서울 종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제79주년 광복절 중앙 경축식을 열었으나 광복회 등 관련 단체들은 서울 용산 효창공원에서 별도의 기념식을 개최했다.

또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에서는 천안시가 광복회 천안지회장 등 보훈단체, 시민 등 500여 명과 함께 진행했다.

이곳과 불과 700여m 떨어진 독립기념관 겨레의 마루에서는 뉴라이트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해임 촉구 범시민대책위 등 200여 명이 '뉴라이트 독립기념관장 임명 철회하라'는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독립 만세삼창을 외쳤다.

이 같은 일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임명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의 '뉴라이트·친일 사관' 논란 때문이다.

김 관장은 지난 8일 임명 직후 1945년 8월 15일이 아닌 대한민국 정부 수립일인 1948년 8월 15일이 '진정한 광복'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광복회, 시민단체 등은 김 관장이 항일 독립운동 역사를 부정하는 뉴라이트(신흥 우파) 인사라고 비판하며 김 관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ilryo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