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빈 점포'…부산대 앞 상권 살리기 나선다

부산 금정구, '골목형 상점가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
내년 부산시 상권 활성화 사업 공모에도 도전.

14일 오후 부산대 지하철 역에서 약 150m 떨어진 골목에는 행인이 비교적 적고 비어있는 상가들을 쉽게 볼 수 있다.2024.8.14/뉴스1 ⓒ News1 장광일기자

(부산=뉴스1) 장광일 기자 = 부산 금정구가 조례를 제정하는 등 부산대 앞 상권을 살리기 위해 발 벗고 나선 가운데 골목형 상점가 지원 등 일부 지원책을 오는 연말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구는 13일 부산대 활성화 계획 수립 용역이 시작됐다고 14일 밝혔다. 연말까지 용역을 마무리하고 이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부산시 상권 활성화 사업 공모에 도전한다.

또 지난 5월 통과된 부산시 금정구 골목형 상점가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른 사업을 연말부터 추진한다.

골목형 상점가 지원은 2000㎡ 이내 면적에 소상공인 운영 점포가 30개 이상 밀집한 구역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이곳 상점가 상인들은 골목형 상점가 지정을 신청할 수 있게 된다.

골목형 상점가로 지정되면 상인들은 공동마케팅, 공동상품·디자인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을 받게 된다. 구는 다음 달부터 이를 위한 예산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구는 이들 지원책으로 상인들이 계획을 제출하면 비용을 지원해 주는 등 상인 스스로 상점가를 꾸려나갈 수 있는 틀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국가통계포털의 상권별 소규모 상가 공실률에 따르면 2024년 2분기 부산대 앞 공실률은 23.4%다. 공실률은 1분기에 비해 2.2%p가 감소했으나 부산에서 제일 높고 전국에서도 5번째로 높다.

14일 오후 부산 지하철 1호선 부산대역에서 150m 가량 떨어진 골목에는 비어있는 상점을 쉽게 볼 수 있다.2024.8.14/뉴스1 ⓒ News1 장광일기자

구는 높은 공실률의 원인을 중·고등학생 수의 감소, 유통환경의 변화, 지역 특색의 부재, 높은 임대료 등으로 보고 있다.

당초 부산대 앞에는 대학생 못지않게 중·고등학생들의 방문이 많았다. 하지만 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유동인구가 줄어들었다.

또 온라인으로 운영되는 도·소매 점포가 많고, 지역의 특색도 떨어져 부산대 앞 상권을 방문할 이유가 없어졌다.

과거 이곳은 유동인구도 많고 장사도 잘 됐기에 그만큼 임대료가 높아졌으나 과하게 높아져 상인에게 큰 부담이 되는 탓도 있다.

한편 상권 쇠퇴에는 다른 이유도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15년째 부산대 앞 골목에서 의류가게를 운영 중인 정모 씨(49)는 "예전에는 골목에 조명이 설치돼 있어 지금과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다"며 "조명이 없어지고 그만큼 사람들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또 손님들에게 인근 공영 주차장의 비용이 너무 비싸다는 말도 자주 듣는다"며 "이 두 문제만 해결되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의류가게 상인 최준성씨(34)는 "한 번씩 지하철역 근처에서 플리마켓이 열리는데 그날 하루는 장사를 포기해야 한다"며 "장터가 끝나면 근처 카페나 식당만 이용하고 골목 안으로 들어오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에 금정구 관계자는 "용역, TF는 물론 협의체 조성도 추진해 상인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예정"이라며 "상인 스스로 상점가를 꾸려나갈 수 있도록 하는 대책이기에 상인분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ilryo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