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화랑협회 부정선거 논란에 내홍 조짐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를 찾은 관람객들의 모습.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 제공) ⓒ News1 DB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를 찾은 관람객들의 모습.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 제공) ⓒ News1 DB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부산화랑협회가 부정선거 논란에 휩싸였다.

회장선거 최다득표자의 득표수가 과반에 미치지 못하면서 정관에 따라 재선거가 요구됐으나, 2차 투표 없이 차기 회장이 공표되면서 후보자들간 갈등이 협회 내홍으로 번지는 상황이다.

12일 부산화랑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해운대 웨스틴조선 부산에서 제15대 협회 회장선거가 열렸다.

이날 선거에는 회원 56명 중에 34명이 참여했으며, 3명의 후보 중 A씨은 17표, 나머지 두 후보는 각각 8표씩을 얻었으며, 무효표 1표가 나왔다.

이에 일부 회원들은 A씨가 총 투표자 34명 중 절반인 17표를 득표해 가장 많은 표를 얻었지만 과반수 표를 얻지 못했기 때문에 재투표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회 정관 규정 제12조에 따르면 최다득표자를 당선자로 하되, 과반수 득표를 얻지 못할 경우 차순 득표자와의 2차 투표를 진행해 과반수 이상 득표자를 최종 당선자로 한다고 정하고 있다.

하지만 협회 선거관리위원회는 A씨를 당선자로 공표했고, 회원들은 이의를 제기했다. 또 일부 회원사들은 이번 선거가 전반적으로 부실한 관리 속에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부산에서 화랑을 운영하는 한 회원은 "투표 자격이 없는 회원도 일부 포함됐다는 의혹이 있어 협회에 설명을 요구한 상황"이라며 "부울경 소재 갤러리만 협회 회원사가 될 수 있고 폐업할 경우 투표권을 잃는데, 이에 해당하는 투표자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회원들의 의혹 제기와 해명 요구가 빗발치자 협회 선관위원장은 회원 탈퇴를 신청했고, 협회는 탈퇴 여부를 검토 중에 있다.

A씨는 "유효표는 33표로, 그중 과반을 득표했다"며 "투표 집계 이후 현장에서는 이번 선거에 어떠한 반박도 없이 마무리됐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달 임기를 시작해 앞으로 맡은 지역의 여러 예술문화행사, 지원 사업 등을 위해 마음을 모아 달려야 할 때 이같은 논란으로 조직이 분열되고 있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경쟁 후보자와 일부 회원들은 오는 16일까지 협회에 부정선거 의혹에 대한 규명을 요구했고, 응하지 않을 경우 행정소송(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내년 4월 지역의 대형 예술문화 행사 중 하나인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BAMA)를 앞두고 주관 단체인 부산화랑협회가 내홍을 겪자, 파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되면서 부산시도 사태 파악에 나섰다.

부산시 관계자는 "최근 불거진 논란을 인지하고 있으며, 상황을 파악, 검토 중"이라면서도 "민간 단체 내부에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시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하거나 조치에 나서긴 어렵다"고 말했다.

부산화랑협회는 1980년 설립 이후 2024년 현재 약 50여 개의 부산, 울산, 경남 지역 화랑이 소속된 사단법인이다. 2012년부터는 매년 국내외 170개 이상의 갤러리가 참가하는 부산 최초의 아트페어 BAMA(바마)를 주최·주관하고 있다.

ase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