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부산 연제 아파트 24시간 정전…"계단 오르다 실신"(종합2보)

하루만에 전기공급 재개…주민들 "제대로 설명 안해 답답"

정전된 부산 연제구 한 아파트 주민들이 밖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2024.8.9/ 뉴스1 ⓒ News1 장광일

(부산=뉴스1) 조아서 장광일 기자 = 정전이 발생한 부산 한 아파트가 꼬박 하루만에 전기 공급이 재개된 가운데 주민들은 계단을 오르다 실신하는 등 무더위에 큰 불편을 겪었다. 주민들은 아파트 측에서 제대로 된 안내를 받지 못해 불편이 가중됐다고 토로했다.

9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오후 4시 37분쯤 정전이 발생한 부산 연제구 한 아파트에 24시간 만에 전기 공급이 재개됐다.

이날 오후 4시 49분쯤 아파트 3개동에 전기가 공급됐으며, 안전상 30분간 엘리베이터 사용은 금지됐으나 현재는 엘리베이터 운행도 정상화했다.

폭염은 물론 밤사이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무더위를 피해 인근 카페나 자가용 등으로 피신했던 주민들은 전기공급이 재개됐다는 소식에도 또다시 정전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쉽사리 가정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아파트 단지 내 그늘에 자리를 깔고 연신 부채질을 하던 주민 A 씨는 "어제 밤에는 분명 아침에 복구 해준다고 했는데 오늘 운동도 하고 식당, 카페 갔다가 오후 늦게 돌아왔는데도 여전히 복구가 안돼 있어 당황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주민 B 씨(67)는 "어젯밤 집에 가기 위해 28층 계단을 오르다 실신해서 병원에 다녀왔다"며 "몸이 후들거리고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나서 힘들다"고 말했다.

이날 아파트 단지 야외에 모여있던 주민 20여명은 아파트 측에서 정확한 공지나 설명이 없어 주변에 머물며 더위를 이겨낼 수 밖에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 씨(50)는 "지난 밤엔 너무 더워서 가게에서 쪽잠을 잤다"며 "아파트 관계자는 오전 9시에 복구된다고 했다가 오후 1시에 복구된다고 말을 바꾸더니 그 뒤로 아무런 안내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한 주민은 "주변에 훨씬 오래된 건물이 많은데 설비 노후는 말이 안되지 않나"며 "관리 부실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번 정전은 아파트 자체 전기설비 노후화로 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복구를 위해 노후화된 부품을 교체해야 했지만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전기 공급 정상화에 다소 시간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 측은 다음주 공청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부산의 낮 최고 기온 34.4도까지 올랐으며, 지난 밤 최저기온은 25.5도를 기록하며 15일 연속 열대야가 나타났다.

ase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