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덕운동장 재개발 갈등 심화…주민들 "아파트 규모 축소는 꼼수"

주민들 "공공부지에 아파트 건립은 안돼"

구덕운동장 재개발 조감도(부산시청 제공)

(부산=뉴스1) 손연우 기자 = 부산시가 서구 구덕운동장 재개발 사업 부지에 건설 예정인 아파트 규모를 축소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아파트 건립 자체를 반대하는 주민들의 입장을 무시한 채 시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강행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시는 지난 6일 구덕운동장 재개발 계획안에서 당초 4개 동 49층으로 추진되던 아파트 높이를 36층으로, 세대 규모를 총 850세대에서 600세대로 줄이고 트랙·농구장·쉼터 등 실외 주민편의시설을 보강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지난 2월 시는 530세대(3개동·38층)의 아파트 개발이 포함된 구덕운동장 복합 재개발 사업을 발표했다가 3개월 뒤인 지난 5월 23일 공청회를 열어 아파트 규모를 850세대(4개동·49층)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시가 아파트 규모를 당초 530세대에서 850세대까지 늘렸다가 다시 600세대로 축소한다고 밝힌 것인데, 이는 결국 처음에 비해 세대수가 늘어난 것"이라며 "아파트 규모 축소 발표는 말장난에다 꼼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주민들은 재개발 사업 부지 내 아파트 건립 반대를 포함해 사업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 시가 발표한 '아파트 규모 축소' 수정안을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구덕운동장 아파트 건립 반대 주민협의회 관계자는 "지역 주민과 여야 정치권이 한 목소리로 아파트 개발 전면 백지화를 요청했음에도 시가 이를 거부하고 아파트 규모 축소를 발표한 것은 서구 주민을 무시한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오는 9일까지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공한수 서구청장 주민소환제를 즉각 실시하고 박형준 부산시장을 대상으로도 주민소환제 추진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협의회는 "공공부지에 아파트를 짓겠다는 발상제체가 말이 안된다. 서구는 거주지가 빌요한 게 아니라 주민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하다"라고 입을 모았다.

협의회는 7일 오후 7시 구덕운동장 앞에서 아파트 건립 반대 집회를 진행한다. 이 자리에서 주민들은 △공한수 서구청장에게 구덕운동장 아파트 개발 찬성 표명 사과 요청 △구덕운동장 도시재생 혁신지구 사업 반대 의견을 부산시와 국토교통부에 제출 요청 △미이행시 주민소환제 실시 등을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구덕운동장은 1928년 부산시 최초의 공설운동장으로 건립됐다. 육상트랙이 있는 종합운동장은 1978년 건립돼 노후화로 인한 안전상 문제로 공간 재탄생 필요성이 지속 제기돼 왔다.

시는 1만 5000석 규모의 축구전용 구장을 포함한 체육·문화시설, 업무시설, 상업시설, 주상복합시설을 이곳에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주민들은 서구 도심의 유일한 공원이 사라지고 아파트가 들어서는 데 대해 반대하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사업 백지화와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syw534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