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금 가장' 64억 불법 환전한 홀덤협회장 등 159명 검거

52개 업소서 도박자금 받아 상금 명목으로 계좌이체
수십만원 받은 도박 우승자 4000여명 수사 예정

협회 소속 회원사 혜택 관련 문서와 카지노 칩.(부산경찰청 제공)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홀덤협회를 설립해 회원사인 전국 각지의 홀덤펍으로부터 기부금을 가장한 도박자금을 받아 우승상금으로 불법 환전해 수수료를 챙긴 홀덤협회장과 홀덤 운영자 등 159명이 무더기로 검찰에 넘겨졌다.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는 관광진흥법위반, 도박장소개설 혐의로 협회 관계자 5명, 홀덤펍 업주 61명, 딜러 93명 등 159명을 송치하고, 이중 홀덤협회장 A씨(45)와 부산 소재 홀덤펍 업주 2명 총 3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30일 밝혔다.

A씨는 2022년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홀덤협회를 운영하면서 회원사 협약을 맺은 52개 홀덤펍과 공모해 도박자금 64억 원을 기부금으로 세탁한 뒤 수수료를 떼고 도박 참여자에게 협회 시상금을 계좌이체 해 불법 환전해준 혐의를 받는다.

회원사인 홀덤펍에서 도박판돈 80%와 상금 지급 대행 수수료 2%를 기부금으로 가장해 협회 계좌에 송금하면, 협회에서는 상금 위임 수수료 2%와 제세공과금 4.4%를 공제한 뒤 도박 참여자에게 상금 명목으로 계좌 이체하는 불법 환전 수법을 이용했다.

홀덤펍은 포커의 한 종류인 홀덤과 펍(Pub)의 합성어로 입장료를 받고 게임 장소와 칩을 제공하며 주류 등을 판매하는 업소다. 하지만 게임을 통해 획득한 칩을 현금이나 현물로 환전하는 행위는 불법 도박에 해당한다.

경찰에 따르면 인기 드라마의 바둑 개인지도를 한 이력이 있는 유명 바둑기사(6단) A씨는 2022년 11월 바둑과 같은 마인드 게임인 홀덤의 대중화가 필요하다고 서울시로부터 체육법인 설립을 허가받았다.

홀덤협회와 회원사의 공모 구조.(부산경찰청 제공)

A씨는 자신의 유명세와 연예인 등을 내세워 △경기 30개 △부산·경남 27개 △충청 26개 △인천 21개 △서울 20개 △광주·전라 15개 △강원 8개 △대구·경북 7개 등 전국 각지 홀덤펍 154개와 협약을 맺고 연회비 120만원을 받아냈다.

이중 A씨와 공모한 52개 홀덤펍 업주들은 협회 소속임을 홍보하며 수사기관의 단속을 피할 수 있다고 속여 도박 참가자들을 끌어 모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기간 52개 홀덤펍에서 도박을 한 손님만 수만명에 달하며, 홀덤펍은 100억 원 이상의 수익을 얻은 것으로 경찰은 추산하고 있다.

경찰은 범죄수익금 추징보전 신청을 통해 현재까지 15억 원 상당 확보했으며 서울시에 체육범인 설립허가 취소를 요청했다.

또 상금 명목으로 도박금 60만원~300만원을 송금 받은 도박 우승자 4000여명과 나머지 회원사에 대한 수사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ase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