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호 딴 '일해공원' 명칭 변경 공론화…출발부터 '삐걱'

(합천=뉴스1) 한송학 기자 = 전두환 전 대통령의 호를 딴 경남 합천군 '일해공원' 명칭 적합성에 대한 주민 의견을 듣기 위한 공론화 추진이 출발부터 엇박자를 내고 있다.

그동안 명칭 변경을 주장해 온 '생명 숲 되찾기 합천군민운동본부(운동본부)'가 합천군의 공론화 추진 과정이 공정하지 못하고 숙의 과정이 허술하다며 불참을 선언했다.

반면 군은 공론화는 공정성을 절대 잃지 않고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이들의 주장을 반박했다.

운동본부는 지난 22일 합천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군이 추진하는 일해공원 공론화 과정의 편향과 불공정을 주장하며 공론화 과정에 불참을 선언했다.

이들은 "공론화 과정이 제대로 진행되려면 공정성·대표성·충분한 숙의가 기본인데 이번 공론화 과정은 군이 일해공원을 지키기 위한 자기 정당화 구실과 술책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용역을 맡은 곳은 자치단체 경쟁력과 효율성을 높이는 사업을 하는 연구기관이며 단 한 차례도 공론화 사업을 수행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운동본부는 "용역기관 계획에는 공청회 1회가 전부로 공론화 과정의 충분한 숙의 과정이 없다"며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겠다는 의지보다 군 뜻대로 공론화 과정을 이끌어 가려는 방법일 뿐"이라고 불참의 이유를 설명했다.

군은 일해공원 명칭에 대해 군 지명위원회의 권고사항에 따라 군민 여론 수렴을 위한 공론화를 공정한 과정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은 "공론화라는 방안으로 군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자 한다"며 "공론화 추진 업체로 선정한 용역사가 지역 현안을 너무 잘 알고 있고 지역사회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하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군은 공정성을 절대 잃지 않고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한다"며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지, 용역사 이사장의 정치 이력이 용역의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는 없다. 정치적으로 편 가르기만 한다면 결코 이 문제는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군은 "문제 해결을 위해 충분한 대화와 토론, 협상, 조정, 숙의 과정을 통해 갈등을 없애는 공론화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며 "일해공원 명칭 논란 해소는 지속적인 토론으로 갈등의 간극을 좁혀 나가고 사회적 합의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7년째 명칭 논란이 되는 일해공원은 2007년 전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고 대외적으로 합천을 알리자는 의미에서 그의 호를 따 명칭을 변경했다. 변경 전 명칭은 '새천년 생명의 숲 공원'으로 2004년 개장했다.

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