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본 여성 얼굴 30회 주먹·발길질한 남성에 무기징역 구형

지난 2월 6일 오후 부산역 인근서 긴급 체포돼

경찰을 피해 부산역 인근 거리로 도망가는 피의자. (부산경찰청 제공)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부산에서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흉기로 협박해 금품을 갈취하고 무차별 폭행한 뒤 달아난 40대 남성이 무기징역을 구형받았다.

검찰은 19일 부산지법 형사6부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강도살인미수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40대)에 대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일면식 없는 여성을 골목길로 끌고 가 주먹과 발로 30회에 걸쳐 얼굴을 가격했다"며 "살인 고의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이러한 물리력으로 사람이 죽을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행히 피해자가 목숨을 부지했지만 20대 여성인 피해자는 평생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며 "사실상 한명의 존엄한 인격체에 대해 살인을 저지른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A씨의 범죄 전력을 토대로 재범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앞서 A씨는 2008년 6월 20대 여성을 상대로 강도짓을 벌인 뒤 강간을 저지르고, 이어 집에 어머니만 있는다는 말을 듣고 집까지 함께 가 추가로 금품을 빼앗은 혐의(강도강간 등 혐의)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A씨는 출소한 뒤인 2016년에도 편의점 2곳에서 흉기로 위협해 돈을 빼앗은 혐의(특수강도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아 또다시 복역했다.

검찰은 "범죄전력에서 보이는 폭력성과 재범 위험성을 고려하면 유기징역형이 선고됐을 때 또다른 피해자 생길 것이 명백하고, 피해자도 사건이 재발할 수 있다는 이유로 합의를 거부했다"며 "죄에 상응하는 처벌로 법질서를 수호하고 더 이상 무고한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무기징역형을 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A씨 측은 "만취해 사건 동기조차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며 "피해자의 사망 가능성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국과수 답변과 같이 피해자를 방치하고 현장을 이탈한 사실만으로 살인의 고의성이 있다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A씨에 대한 선고는 오는 8월 13일 열릴 예정이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월 6일 오전 5시 20분쯤 서구 길거리에서 일면식 없는 20대 여성 B씨를 흉기로 위협해 골목길로 끌고 간 뒤 무차별 폭행하고 가방과 휴대폰 등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이 폭행으로 B씨는 의식을 잃고 쓰러졌으며, 턱이 골절되는 등 부상을 입었다. A씨는 같은 날 오후 2시께 부산역 인근에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ase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