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엔 삼계탕'…시민들 "복달임 음식 먹고 기운내러 왔어요"

HJ중공업, 임직원·가족에 삼계탕 6300인분 제공
삼계탕집 "재료값 너무 올라 예년만 못해"

15일 낮 12시 부산진구에 있는 한 삼계탕 식당에서 손님들이 삼계탕을 먹고 있다.2024.7.15.손연우 기자

(부산=뉴스1) 손연우 기자 = 본격적인 더위를 알리는 초복인 15일, 삼복더위에 걸맞게 부산지역에선 체감온도 30도를 웃도는 장맛속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날 낮 12시쯤 부산진구의 한 삼계탕집 앞에는 고객들이 삼계탕을 먹기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었고 음식점 내부에서는 빈 자리 없이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다.

가게 직원 50대 김 모씨는 "대목이어도 삼계탕 재료값이 너무 올라 예년만 못하다"면서도 "모처럼 쉴새 없이 바빠서 손님이 없는 것 보다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50대 손님 정진구 씨는 "가끔 삼계탕을 먹긴 하는데 복날에 먹는 삼계탕은 왠지 다른 기분"이라며 "같은 삼계탕인데도 특별한 건강식을 먹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장마엔 더위와 비가 오락가락 하면서 컨디션 조절이 잘 안되는 것 같은데 '이열치열'로 한번 이겨 내 보겠다"며 웃었다.

부산진구에 있는 또다른 삼계탕 전문점도 직장인들을 비롯해 가족들과 식사를 하러 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손님들은 뜨거운 국물을 먹으며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표정은 모두 밝아보였다.

초복을 맞아 HJ중공업 직원들이 회사에서 제공한 삼계탕을 먹고 있다.2024.7.15.(HJ중공업 제공)

부산 동구 주민 이은지 씨(30대)는 "부모님을 모시고 삼계탕을 먹으러 왔다"며 "날씨는 덥지만 맛있게 삼계탕을 먹어서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더운 여름 부모님이 건강하게 잘 보낼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북구 주민 김대호 씨(40대)는 "점심시간에 직장 동료들과 초복 기념으로 왔다"며 "요즘 덥고 습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는데 삼계탕 먹고 모두 기운 냈으면 좋겠다"고 했다.

식당 관계자 박미선 씨(50대)는 "오늘 초복이라 예약이 많고 손님들이 끊임없이 오고 있다"며 "더운 여름날 손님들이 삼계탕을 먹고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날 부산지역 주요 기업들도 대규모 초복 행사를 열고 직원과 지역사회에 복달임 음식을 제공했다.

영도구에 있는 HJ중공업은 근로자들을 위해 영도조선소와 중앙동 연구개발(R&D) 센터 근무자 1300여 명에게 점심으로 삼계탕을 제공, 한때 식당이 근로자들로 발디딜 틈 없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조선부문 임직원을 대상으로 4인 가족이 먹을 수 있는 삼계닭 5000마리를 각 가정으로 배송하기도 했다.

BNK부산은행도 부산지역 16개 구·군에 있는 노인들과 종합사회복지관 57곳에 삼계탕 등 보양식 키트 3000개를 전달했다. 특별히 이날 방성빈 부산은행장을 비롯해 20여 명의 임직원들은 남구 문현노인복지관을 찾아 직접 삼계탕 배식에 참여하며 힘을 보탰다.

syw534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