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안대교서 12시간 농성 벌인 형제복지원 피해자 '업무방해' 무죄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는 '형 면제'
- 조아서 기자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지난해 광안대교에서 형제복지원 피해자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대책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인 최승우 씨가 무죄를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5단독 문경훈 부장판사는 5일 업무방해,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최승우 씨(56)에게 무죄와 형 면제를 각각 선고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최 씨는 지난해 5월 14일 오후 5시20분 부산 광안대교 상판 현수교 난관을 넘어 주탑을 지탱해주는 장치 위로 내려가서 약 12시간 동안 농성을 해 부산시설공단 소속 근로자들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최 씨는 형제복지원 피해자에 대한 부산시의 피해구제와 관련해 시장 면담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고, 당시 이성권 부산시 경제부시장과 이수일 행정자치국장이 현장을 찾아 최 씨를 설득해 오후 6시쯤 농성을 중단했다.
재판부는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최씨로 인해 부산시설공단 소속 근로자들의 업무가 과중됐다고 볼 수 있어도 업무방해로 보긴 어렵다며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농성에 대응하는 업무는 경찰관이 담당했고, 부산시설공단 직원들은 주변에서 교통 통제를 돕고 관제센터에 보고하는 등의 업무를 하였을 뿐”이라며 “부산시설공단은 피해 신고를 해달라는 경찰의 요청을 받고 나서 사건 발생일로부터 약 2주가 지나서야 피해신고를 했고, 재판 중 처벌불원서도 제출했다”고 말했다.
다만 차량만 통행할 수 있는 자동차 전용도로를 보행한 혐의(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앞서 공무집행방해죄 등으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확정 판결이 있어 이 판결과 동시에 재판받을 경우 형평성을 고려해 형을 면제함이 타당하다고 판단된다”고 판시했다.
판결 직후 최 씨는 “국가폭력 피해 당사자로 다양한 활동을 했는데 부산시는 선제적으로 나서기 보다 피해자들이 극단적으로 나서야 움직이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서도 “무죄를 받긴 했지만 앞으로는 극단적인 행동이 아닌 합리적인 자세로 대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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