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기단계 하향 후 감염병 급증…개인 위생관리 철저히

영유아 중심 수족구병·백일해·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감염증 유행
온종합병원 "손 씻기·마스크·기침예절 등 생활화"

올바른 손 씻기.(온종합병원 제공)

(부산=뉴스1) 강미영 기자 =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기단계가 독감 수준으로 격하되면서 개인위생 관리 소홀이나 해외여행 증가 등으로 인한 각종 감염병이 크게 늘고 있다.

30일 질병관리청 '2023 감염병 신고 현황 연보'에 따르면 코로나 위기 단계가 '심각→경계'로 하향되면서 수두, 유행선이하선염, 백일해, 성홍열 등 호흡기감염병이 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최근 0∼6세의 영유아를 중심으로 수족구병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의 표본감시 결과, 방문 외래환자 1000명당 수족구병 환자 천분율은 6월 둘째 주 기준 34.1명으로, 최근 한 달 새 2.3배 늘어났다.

이는 코로나 유행 이전에 수족구병이 크게 유행한 2019년의 같은 기간보다 높은 수준의 증가 추세다.

수족구병은 개인위생이 취약하고 집단생활을 많이 하는 영유아에게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손 등을 통한 분변·구강 감염뿐만 아니라, 환자의 침, 가래, 콧물 등 호흡기 분비물을 통한 비말감염, 피부의 물집에 직접 접촉을 통해서도 감염된다.

보통 감염 후 2, 3일 동안 발열, 식욕부진, 인후통, 무력감 등이 나타난 이후 사나흘 지나면 호전되지만 간혹 중증을 유발할 수 있는 엔테로바이러스 71형에 의한 수족구병에서는 뇌간 뇌척수염, 신경원성 폐부종, 폐출혈, 심근염, 심장막염, 쇼크 및 사망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온종합병원 호흡기알레르기센터 오무영 센터장(전 인제의대 부산백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은 "수족구병은 예방백신이 없어 개인위생 및 환자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수족구병을 예방하려면 기저귀 뒤처리를 하거나 환자를 돌본 후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하고 배설물이 묻은 의류는 깨끗하게 세탁하는 등 철저한 위생 관리가 필요하다.

백일해 환자도 올해 6월 1일 기준 의사환자 포함해 1365명으로 최근 유행했던 2018년 연간 환자 수 980명을 훌쩍 뛰어넘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인다.

연령대별로는 13∼19세가 49.6% 677명, 7∼12세가 37.5% 512명으로 7∼19세 소아청소년이 전체의 87.1%를 차지했다.

오무영 센터장은 "요즘 세계적인 백일해환자 증가 추세는 코로나 대유행기 여러 국가에서 관련 예방접종이 감소한 데다 엔데믹 이후 해외 교류의 증가 등으로 당분간 유행이 지속될 것"이라며 "감염 시 중증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은 생후 2개월, 4개월, 6개월 등 1세 미만 영아의 경우 무엇보다 예방접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도 최근 한 달 새 1.7배나 증가하면서 유행하고 있다. 3∼4년 주기로 유행하는 마이코플라스마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에 이어, 2023년 겨울철부터 지금까지 환자발생이 크게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청은 올해 처음으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유행주의보가 발령되는 기간에는 18세 이하 소아청소년 대상 마이코플라스마 항원검사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된다.

온종합병원 감염내과 이진영 교수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 유행주의 발령에 따라 소아·청소년들이 일상생활에서 손 씻기, 기침 예절 등 호흡기 감염병 예방수칙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학부모와 학교 당국의 협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해외여행 증가로 모기를 매개로 감염되는 뎅기열, 말라리아 등 해외유입 감염병도 일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종합병원 김동헌 병원장(전 대한외과학회 회장)은 "해외 출국 시 질병관리청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방문 국가의 감염병 발생 정보를 확인해 주의 사항을 숙지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무엇보다 가장 효과적인 감염병 예방법인 기침 예절과 올바른 손 씻기의 생활화"라고 말했다.

myk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