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장례식장서 패싸움 벌인 조폭들, 항소심서 일부 감형

피해자와 합의한 점 고려

부산고등·지방법원 전경 ⓒ News1 윤일지 기자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부산 한 장례식장에서 조직 간 패싸움을 벌여 시민들에게 공포감을 준 폭력조직원들이 항소심에서 일부 감형받았다.

부산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박준용)는 27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단체 등의 구성·활동) 등 혐의로 기소된 신20세기파 조직원 3명에 대해 1심 징역 2~6년보다 감형된 징역 1년 6개월~4년을 선고했다.

또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같은 파 조직원 3명에게는 다른 사건에서 같은 사안으로 재판을 받아 면소 판결을 내렸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확정판결이 있는 사건과 동일사건에 대해 공소가 제기된 경우에는 판결로써 면소를 선고해야 한다.

함께 기소된 칠성파 조직원 등에 대해서는 1심의 벌금형과 징역형에 집행유예를 유지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감형을 받은 일부 피고인들에 대해 "누범기간 중 다시 폭력 범죄단체 조직원으로 활동하면서, 일반 시민들이 상시 출입하고 고인의 명복을 비는 장례식장에서 범행을 저질러 비난 가능성이 가볍지 않다"며 "다만 특수폭행 피해자들과 합의했고 피해자들은 처벌 불원 의사를 표시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이들은 2021년 5월14일 부산 서구 한 장례식장에서 야구방망이 등을 휘두르며 패싸움을 벌이고, 장례식장 출입을 막아 영업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이 두 파의 조직원들은 해운대구 한 주점에서 시비가 붙어 광안대교에서 추격전을 벌이고 보복폭행을 한 사건이 계기가 돼 패싸움으로 번졌다.

오랜 기간 경쟁 관계에 있는 두 조직은 1980년대부터 지역을 지반으로 세력을 키웠으며, 1993년 지역 조폭계의 주도권을 잡아온 칠성파의 간부가 후배 조직원을 동원해 신20세기파 조직원을 살해한 사건은 영화 '친구'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ase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