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에 110만명분 코카인…국제마약조직 배송사고?

부산신항, 냉동 컨테이너서 1.1㎏씩 소분된 벽돌형 코카인 30개 발견
소매가 165억원…목적지 우리나라 아닐 가능성 높아

압수한 벽돌형 코카인 총 30개.(부산지검 제공)

(부산ㆍ경남=뉴스1) 조아서 기자 = 부산신항에 입항한 미국 화물선에서 33㎏ 무게에 달하는 코카인이 적발됐다.

부산지검 마약범죄 특별수사팀은 미국에서 부산신항을 통해 밀반입된 코카인 33.147㎏ 전량을 폐기 처분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에 압수된 코카인은 소매가 165억원어치에 달하며, 약 110만명 투약 가능한 양이다.

검찰에 따르면 코카인은 미국에서 출발한 화물선 냉동 컨네이너 안에 숨어 있었다.

글로벌 해외 물류업체 소유의 냉동 컨테이너는 지난 2월 29일 미국 중부 캔자스시티에서 한국으로 수출되는 육류를 적재한 채 열차를 이용해 미국 서부 롱비치항으로 이동한 뒤 화물선에 선적돼 지난 4월 7일 한국 부산신항으로 입항했다.

하역 과정에서 실시한 X-ray 검사에서 냉동컨테이너에서 이상 물체가 확인돼 내부 패널을 해체한 결과 사각형 벽돌모양으로 압축돼 갈색 비닐로 포장된 코카인 30봉지(봉지당 1.1kg)를 적발했다.

부산지검은 부산본부세관, 미국 마약단속국(DEA) 등과 공조를 통해 코카인 전량을 신속히 압수했으며, 수입업체 컨테이너 선사, 운송대행업체 등을 상대로 수사를 진행했다.

코카인이 은닉된 컨테이너 X-ray 촬영.(부산지검 제공)

수사 결과 국내에서 코카인 밀반입에 관여한 인물은 확인되지 않은 상태이며, 코카인 전달 목적지가 국내가 아니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이 냉동 컨테이너는 지난해 6월부터 7월 사이 브라질 산토스항에서 모로코 탕헤르항에 도착했는데, 이는 유럽으로 흘러들어가는 코카인의 밀반입 주요 경유 경로로 해외 마약 밀수범들이 모로코에서 이 코카인을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검찰은 “대량 코카인 밀수사건에서 발견되는 밀수조직의 GPS 위치추적기가 이번엔 발견되지 않아 단기간 항로를 예상한 것으로 보이고, 우리나라가 코카인 대량 소비국도 아니다”라며 “최종 목적지가 우리나라가 아닐 가능성이 높아 수사 실익이 없어 수사를 종료하고, 관련 수사정보는 브라질과 모로코 수사당국에 전달 예정”이라고 말했다.

ase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