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위독한데 의사가 없어요"…3시간 헤매다 2차 병원 이송

의협이 예고한 전면 휴진 당일인 18일 오전 부산대병원 외래진료 접수 창구가 환자들로 붐비고 있다.2024.6.18/ 뉴스1 ⓒ News1 조아서

(부산=뉴스1) 손연우 조아서 기자 = "어머니가 췌장 농양으로 위급한 상태인데 부산대병원에서 다른 병원으로 가랍니다."

당뇨합병증 등을 앓고 있는 82세 유 모 씨는 17일 건강 이상으로 급히 부산 사상구에 있는 한 병원을 찾아 정밀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해당 병원 주치의는 췌장 농양으로 판단, 상급병원으로 옮겨 시술할 것을 유 씨 측에 권했다.

유 씨 측은 18일 의협 분쟁으로 병원이 붐빌 것을 예상해 오전 7시 30분쯤 일찌감치 부산대병원을 찾아 대기했다가 접수를 했다.

유 씨의 가족은 지난해 부산대병원에서 췌장쪽 종양이 의심된다는 검사 결과를 받은 터라 췌장암이 걱정돼 지난해 진료를 받았던 혈액종양내과에 접수했다.

그러나 병원 측에선 혈액종양내과에는 진료를 할 수 있는 의사가 없다는 말과 함께 다른 병원으로 갈 것을 안내받았다.

유 씨 측은 "전날 어머니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 급하게 병원에서 처치를 받았다"며 "병원에서 손을 쓸 수 없다고 상급병원으로 안내해 오늘 부산대병원으로 급히 왔는데 진료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대 병원에선 간암 외 환자를 받지 않고 있다"며 "암 환자들도 의사를 만나려면 한 달 이상 걸린다고 했다"고 전했다.

부산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4명이 18일모두 휴진에 들어가면서 진료실이 비어 있다.2024.6.18/ 뉴스1 ⓒ News1 조아서

그러면서 "황달 등 어머니 상태가 너무 좋지 않은 상태에서 119를 불러도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3시간 넘게 발만 동동 굴렀다"고 했다.

유 씨는 움직이기 힘들 만큼 위급한 상태로 현재 부산진구의 한 병원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예약없이 병원을 찾을 경우 진료가 안될 수 있기 때문에 상담 뒤 예약을 받고 있다"며 "이는 의협 휴진 사태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부산대병원 측에 따르면 이날 혈액종양 내과 의료진 총 6명 중 5명이 사표와 휴진 등의 사유로 출근하지 않았고 단 1명만 진료를 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주도의 전면 휴진이 시작된 18일, 부산대병원에서도 교수 270여 명 가운데 18명이 연차를 내고 휴진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재활의학과 등 일부 진료과에서는 전 교수가 휴진에 참여하면서 외래진료가 셧 다운되기도 했다.

부시는 이날 오전 9시 의료법 제59조 제2항에 따른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했으며 유선으로 진료 여부를 점검한다. 점검 결과 휴진율이 30% 넘는 경우 현장 채증도 실시해 휴진이 확인되면 행정처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syw534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