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온종합병원 "과도한 저염식, 저나트륨증 유발" 주의

"방치시 혼수상태나 사망 이를 수도"
소금 대신 간장·식초로 음식 맛 조절

부산 온종합병원 통합내과 유홍 진료처장.(온종합병원 제공)

(창원=뉴스1) 강정태 기자 = 올해 여든인 A 씨는 최근 도심지 거리의 계단을 내려가다 갑자기 힘이 빠지면서 굴러 넘어져 근처 종합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응급실에서 말을 어눌하게 해 뇌경색이나 뇌출혈이 의심돼 CT와 MRI 검사를 실시했으나 특이사항은 없었다. 피검사와 소변검사 등 진단검사에서 삼투압몰 농도 수치가 110mmol/L 대를 기록한 A 씨는 뜻밖에도 저나트륨증으로 진단됐다.

A 씨는 수년간 소금을 거의 섭취하지 않는 저염식을 유지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고혈압에다 심뇌혈관 이상 등으로 짜게 먹지 말라는 주변의 권유로 소금이 거의 들어있지 않은 식단을 고집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온종합병원은 “최근 건강을 염려해 저염식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고, 6월 들어 무더위가 본격화되면 되면서 과도한 수분 섭취로 인해 A씨처럼 저나트륨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저나트륨증(hyponatremia)은 혈액 속의 나트륨 이온(Na+) 농도가 정상 범위 이하로 낮아지는 상태다. 두통, 구역질, 구토, 피로, 식욕 부진, 집중력 저하, 혼란, 발작, 혼수 등의 증상을 보인다.

A 씨처럼 소금의 섭취량을 극단적으로 줄이는 저염식 식사를 장기간 지속할 경우 저나트륨증이 발생할 수 있다.

저나트륨증의 원인은 수분 과다 섭취, 신장 기능 저하, 호르몬 이상, 약물 부작용, 구토, 설사 등이지만 A 씨처럼 저염식을 고집하면서 지나치게 소금 섭취를 기피해도 발병할 수 있다.

부산 온종합병원 통합내과 유홍 진료처장(의학박사)은 “저나트륨증을 방치하면 뇌세포 손상이나 심장 기능 저하 등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심한 경우에는 발작, 혼수상태,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나트륨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심혈관 질환, 위암, 신장 결석, 골다공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주의가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거의 소금을 섭취하지 않는 저염식을 고집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처장은 저염식도 저나트륨증을 대비하면서 실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소금 대신에 간장, 식초, 고춧가루, 후추, 마늘, 생강 등의 양념을 사용해 음식의 맛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며 “염분이 많이 함유된 가공식품보다는 신선한 식품을 선택하고, 물 대신에 차나 과일주스를 마시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jz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