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법 앞 대낮 '유튜버 라이브' 중 참극…재판 출석 앞두고 범행(종합)
3년 전부터 서로 비방…2월엔 전치 3주 폭행 사건 발생
도주 후 경주에서 검거…흉기·차량 미리 준비
- 손연우 기자, 윤일지 기자, 조아서 기자
(부산=뉴스1) 손연우 윤일지 조아서 기자 = 법정 출석을 앞둔 50대 유튜버가 부산지법 앞에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하던 50대 남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피의자는 범행 직후 도주했으나 1시간 40여분 만에 경북 경주에서 검거됐다.
9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50대 유튜버 A씨는 오전 9시 52분쯤 부산 연제구 부산지법 앞에서 또다른 유튜버 B씨를 흉기로 찌르고 달아났다.
범행 직후 렌트카를 이용해 도주한 A씨는 1시간 40여분만인 오전 11시 35분쯤 경북 경주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B씨는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심폐소생술을 받고 병원에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두 사람은 이날 오전 11시 10분 부산지법에서 열리는 폭행 사건 재판에 출석할 예정이었다.
A씨는 지난 2월 B씨를 폭행해 전치 3주의 상해를 가한 혐의로 기소됐으며, B씨는 피해자 신분으로 재판을 참관하기 위해 오전 일찍 법원을 찾았다.
B씨는 이날 새벽 경기도에서 출발하면서 라이브 방송을 시작했고, 부산지법 인근에서도 라이브를 켜고 방송을 했다. A씨는 이를 보고 B씨의 위치를 확인한 뒤 B씨를 급습했다.
이들은 약 3년 전부터 각자의 유튜브 방송에서 서로를 향해 비난과 비방을 이어오며 갈등을 겪었다. 특히 B씨는 A씨의 여자친구에 대한 비방으로 A씨의 분노를 자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상 싸움은 고소·고발로 이어지며 법적 공방으로 번졌다. 이들이 서로 경찰서에 고소장을 낸 건만 수십 건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가 범행 도구와 도주 차량을 미리 준비한 점을 보아 계획범죄에 무게를 두고 있다.
A씨는 전날인 8일 시내의 한 마트에서 35cm길이의 흉기를 구입했고, 도주 차량도 미리 빌렸다.
A씨는 범행 직후 본인의 유튜브 채널에 “마지막 인사를 드린다. 바다를 못 본 게 조금 아쉽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들은 각각 약 4500여명, 8800여명의 구독자가 있는 채널을 운영하며 라이브 방송을 통해 구독자와 소통해왔다.
경찰은 A씨를 연제경찰서로 압송해 범행 동기와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ase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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