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조원대 차세대 구축함 사업, 관행 아닌 경쟁입찰로 진행될까

기본설계 업체 수의계약 관행처럼 여겨져
방산업계, 업체 간 경쟁으로 기술력 향상·비용 절감 기대

24일 오후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 '2024 이순신방위산업전(YIDEX)'에서 참석자들이 한화오션 부스에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개념설계 모형과 울산급 배치-III 호위함, 장보고-III 배치-II 잠수함 등을 둘러보고 있다. 2024.4.24/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경남=뉴스1) 강미영 기자 =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수주가 경쟁체제로 진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2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연말 7조 8000억 원 규모의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업체가 선정된다.

앞서 KDDX 개념설계는 한화오션이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맡았다. 방위력 개선사업 관리 규정에 따르면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기본설계를 맡은 업체가 수행할 수 있다.

이를 두고 방산업계는 KDDX 수주전에서 '특별한 사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HD현대 직원들은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에서 KDDX 관련 군사기밀을 빼돌려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지난해 유죄가 확정됐다.

하지만 방사청이 HD현대의 부정당 업체 제재 심의에서 행정지도를 결정하면서 KDDX 사업 입찰이 가능해졌다.

일각에서는 이로 인해 이번 KDDX 수주전은 관행으로 여겨졌던 수의계약이 아닌 경쟁입찰로 진행될 수 있다고 관측한다.

이러한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방사청은 지난 2012년 장보고-III 배치-I 1번함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의 경우 경쟁입찰을 통해 사업자를 선정했다.

또 KDDX 군사기밀 유출 관련 HD현대 임원 개입 정황이 드러나면서 국가수사본부의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 수사 결과에 따라 방산업체 지정 취소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 방산업체 관계자는 "경쟁입찰은 업체 간 경쟁으로 기술력 향상 및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기본설계 수행업체가 아닌 타 업체가 상세설계를 수행하면 비교검증을 통한 함정 결함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방사청은 방위사업추진위원회가 KDDX 사업 방식을 결정하면 올해 하반기 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다.

myk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