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통학로 위로 날아든 돌덩이'…아파트 건설현장 인근 주민들 '불안'

(부산=뉴스1) 손연우 기자 = 최근 부산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발파작업 중 돌이 튀어 주민들이 피해를 입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대규모 건설현장의 안전관리 허술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올랐다.

지난 8일 오전 부산 남구 우암동 Ｈ건설 공사현장에서 돌덩이들이 5차선 도로를 넘어 141세대 규모의 다세대 주택으로 날아들었다. 이 사고로 경비실 일부가 훼손되고 경비원과 노인 등이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았다.

사고 직후 H건설측은 발파작업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인근 100m정도 거리에 초등학교와 유치원 등이 있는 데다 곳곳에 위험한 환경들이 있어 재발방지 대책이 시급해 보인다.

19일 오후 H건설 공사현장. 교차로를 끼고 3~4m 정도 높이의 공사장 가림막이 길게 늘어져 있었고 공사장 앞 4개 방향 도로는 모두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었다.

공사장과 맞붙어 있는 1m 남짓 좁은 인도에는 버스정류장이 있어 주민 여러 명이 모여 서 있었는데 안전장치는 머리 위로 둘러진 얇은 판이 전부였다. 공사장 맞은편 통학로에는 안전장치가 전혀 없어 아이들이 이 곳을 지나다니다 돌이 날아들 경우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공사 현장 입구쪽 왕복 5차로 중 2개 차로는 주차장으로 이용 중이어서 사람들이 지나다니거나 차량이 주행하는데 불편해 보였다.

남구청과 남부경찰서측은 지난 8일 사고 발생 직후 현장을 찾아 사태를 파악한 뒤 H건설측에 작업 중단을 명령, 행정적 문제 여부를 검토했으나 이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발파 작업 재개를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H건설측은 19일부터 다시 발파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건설현장 인근 입주자 대표 김모씨는 "지난 8일 사고 이전에도 공사현장에서 돌들이 도로로 날아와 택시와 지나가던 사람들이 맞기도 했다"며 "이후 건설사측은 공사장 가림막 위로 에어매트를 설치했으나 이번에 더 큰 돌덩이들이 날아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주민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크게 걱정하고 있는 상황인데 경찰측에서는 법적 기준만 들고 있고 건설사측에서도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있어 주민들이 동요하고 있다"고 말했다.

H건설 관계자는 "발파작업 중 돌이 튄 적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반박했다. 2개 차로를 주차장으로 점용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주차된 차량의 상당 수는 지역주민의 차량"이라며 "건설현장 근로자들이 사용하고 있는 도로는 차들이 이용하지 않는 도로인 데다 해당 도로는 주기적으로 안전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사현장에서 발파 작업 중 튀어나간 파편으로 인한 사고는 매해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으나 일부 현장에서는 안전사고 예방에 소홀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충남 천안시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발파작업 중 수차례 크고 작은 돌이 인근 아파트쪽으로 날아들어 주민들이 안전모를 써야 할 정도로 불안감에 떨었다는 내용의 언론 보도가 있었다.

2022년에는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아파트 재개발 공사 현장에서 인근 아파트로 돌덩이가 날아와 발코니 유리창을 깨고 집안에 떨어졌다. 이날 사고로 해당 세대 집기가 파손됐고 주방 벽면의 타일과 유리창이 파손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입주민 1명은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된 바 있다.

2021년에는 강원도 강릉시 내곡동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주먹보다 큰 돌덩이가 인근 아파트 발코니 유리창을 깨고 날아들었다. 해당 아파트 다른 세대와 주차된 차량도 피해를 봤다. 사고발생 지역은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공사현장에서 발파작업 중 돌이 튀는 경우에 대해 크게 문제로 보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법적으로 지켜야 할 사항을 준수하며 시공할 경우 돌이 튀는 등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해서는 보상을 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syw534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