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경동건설 추락사 故 정순규 유족 "사문서 위조 혐의 엄정 수사 촉구"
- 조아서 기자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2019년 부산 남구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추락사한 하청업체 노동자 고(故) 정순규 씨의 유가족이 원청 경동건설과 하청 JM건설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유가족은 2022년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집행유예를 받은 이들에 대해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지난해 고소, 현재 JM건설 현장소장만이 검찰에 송치된 상태이다.
중대재해없는세상만들기 부산운동본부, 고 정순규 씨의 아들 정석채 씨 등은 18일 부산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동건설 관계자들에 대한 엄정한 수사와 처벌을 촉구하고 검찰에 송치된 JM건설 현장소장에 대해 엄벌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앞서 유가족은 지난해 5월 부산경찰청에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원청 경동건설과 하청 JM건설을 고소했다.
이들에 따르면 2022년 재판 과정 중 하청업체인 JM건설 현장 소장이 고 정승규 씨 명의의 관리감독자 지정서를 대리 작성했다는 사실이 밝혀졌으나 공소장 변경 없이 재판이 진행됐으며, 그 결과 각 건설업체의 현장소장은 집행유예를, 각 건설업체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고소대리인 오민애 변호사는 “문서 작성 과정에 경동건설 관계자들은 관여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불송치 결정이 났는데 원하청 관계에서 암묵적으로 동의가 없었다면 하청업체에서 고인 명의의 문서를 임의로 작성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며 “검찰은 유족의 이의 신청을 잘 검토해 제대로 수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경동건설도, JM건설도 관리감독자 지정서를 대신 작성하는 것이 관행이라고 한다”며 “고인의 죽음 앞에서도 관행을 말하며 책임을 피하려고 하는 이들에게 응당한 책임을 묻고 그 관행이 잘못됐다는 점을 엄정한 수사로 분명히 밝혀달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직후 건설업체의 엄벌을 촉구하는 1만6000명의 탄원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하청업체 소속 작업자였던 정씨는 2019년 10월30일 부산 남구 문현동 경동건설의 한 아파트 신축 공사현장에서 3.8m 높이의 비계 위에서 옹벽 타이로드 철근 제거 작업을 하던 중 사다리를 타고 내려오다 추락했다.
1심 재판부는 원청 업체가 현장 관리감독을 해야 하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도 사다리에서 이동하다 사고가 난 것을 인정해 정씨에게도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다.
검찰과 경동건설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며 경동건설 측은 항소심에서 JM건설로부터 옹벽 작업의 진행 상황만 보고 받아왔고, JM건설에 안전관리 비용을 별도로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위험 상황을 인식하고도 관리 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원심 판결이 적절하게 이뤄져 검찰과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며 쌍방의 항소를 기각했다.
정씨의 추락 사고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전에 발생해 소급 적용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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