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기자 스토킹하다 수감된 50대 보복 협박하다 또 실형

창원지법, 징역 2년6개월 선고
피해자 "목숨 위험 탄원서만 7번…판결문 어디에도 안전 고려 없어"

창원지방법원 전경 ⓒ News1 윤일지 기자

(창원=뉴스1) 강정태 기자 = 일면식도 없는 여성 기자를 스토킹해 실형을 받은 50대 남성이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보복 협박과 허위사실로 모욕을 일삼다 또다시 철창 신세를 지게 됐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법 마산지원 형사1부(한지형 부장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협박), 모욕 등 혐의로 기소된 A씨(56)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2022년 5월부터 8월까지 경남 함안군 주거지에서 컴퓨터를 이용해 여성 기자인 B씨가 작성한 기사에 공포심을 유발하는 댓글을 수십차례 적어 협박하거나 B씨 소속 언론사 홈페이지에 게시된 칼럼 등에 B씨에 대한 허위사실을 댓글로 적어 모욕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2021년 11월 B씨로부터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 등 혐의로 고소당하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A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등에 B씨의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글을 올린 혐의로 2022년 9월 창원지법 마산지원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지난해 3월 확정됐다.

A씨는 교도소 수감 상태에서도 B씨를 괴롭혔다. B씨에게 편지를 통해 속옷만 입은 여성 그림을 그려 보내거나 ‘너 때문에 갇혔으니 영치금을 넣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B씨의 직장 동료들에게도 편지를 보내 ‘내가 다른 여자들에게 관심을 보이자 B씨가 질투심에서 나를 고소한 것’이라는 허위사실로 비방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A씨는 억울함을 호소하거나 B씨를 비난할 뿐 잘못을 뉘우치는 부분을 찾기 힘들고 수감된 상태에서도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거나 돈을 요구하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며 “범행이 상당 기간 지속, 반복적으로 이뤄진 점, 피해자가 극심한 정신적 고통으로 두려움을 호소하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B씨는 A씨가 1심에서 선고받은 형량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이라며 두려움에 떨고 있다.

B씨는 “선고 결과를 듣는 순간 ‘2년 후에 죽을 수도 있겠구나’ 싶어 눈물이 쏟아졌다. 구속재판이라 가해자가 이미 6개월을 복역해 2년 후 석방된다”면서 “스토킹은 강력범죄의 전조이고,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 검찰 구형량 징역 4년을 넘는 엄벌에 처해달라고 재판부에 7번이나 탄원서를 넣었는데 결국 감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감 중에도 내 엄벌탄원서를 법원으로부터 제공받아 그 내용을 빌미로 괴롭힌 가해자가 출소 후에는 어떻게 행동하겠나”라며 “가해자 구속기간 하루하루가 내겐 생명줄과 같은데 판결문 어디에도 피해자의 안전에 대한 고민은 없다. 내가 가해자에게 끔찍한 일을 당하면 법원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 사건은 A씨와 검찰 모두 항소해 항소심이 열릴 예정이다. 지난달 대법원이 스토킹 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을 발표하며 일선 법원의 솜방망이 처벌을 경계하고 나선 상황에서 2심 재판의 귀추가 주목된다.

jz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