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평산마을서 영호남 화합 행사…문재인 전 대통령 참석해 축하
평산마을-전남 구례군 양정마을, 자매결연 1주년 기념식
文, 세월호 언급 "정부·사회 참사 희생자 보듬지 못해 가슴 아파"
- 강정태 기자
(양산=뉴스1) 강정태 기자 =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에서 영·호남 화합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평산마을에서 전남 구례군 양정마을과 자매결연 1주년을 기념해 양정마을 주민들을 초청하면서 열리게 됐다.
행사에는 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를 비롯해 구례군의회 시의원, 하북면장, 두 마을 주민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오전 11시 평산마을회관 앞에서 시작된 행사는 평산마을 주민들의 환영 공연, 구례 산수유나무 식목 행사, 점심식사, 통도사 관람 등으로 진행됐다. 문 전 대통령과 김 여사는 평산마을 주민들이 준비한 공연을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또 참석자들과 양정마을에서 기증한 구례의 대표 종인 20년생 산수유나무 3그루를 평산마을 입구와 평산책방, 사저에 각각 함께 심으며 두 마을의 화합을 도왔다.
문 전 대통령은 환영사를 통해 “호남이든 여기 경상도 등 농촌 마을들이 고령화와 인구 절벽으로 형편이 어려운 데,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는 농촌 마을들이 함께 손잡고 연대하고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영호남의 화합을 이런 작은 마을 단위에서 실천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도 매우 크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10주기를 맞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오늘이 마침 세월호 참사 10주기다. 그때 충격과 슬픔이 너무 커 이제는 우리 사회에 그런 참사가 이제 더이상 없겠거니 그렇게 생각을 했었는데, 재작년에 이태원 참사, 작년에 오송 지하차도 참사가 있었다”며 “이렇게 참사가 이어지는 것도 너무 슬픈 일이지만 정부나 우리 사회가 그 참사의 희생자들을 따뜻하게 보듬어주지 못하는 그런 모습들이 더욱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나 우리 사회가 가축의 생명조차도 귀하게 여기면서 위령제를 올리는 양정마을의 생명 존중의 정신을 본받는다면 우리 사회가 훨씬 따뜻하고 안전한 그런 사회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며 “생명 존중의 사상을 몸으로 실천해 주신 우리 양정마을 주민들께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전남 구례군에 있는 양정마을은 2020년 8월 7일과 8일 이틀간 400㎜ 폭우가 쏟아지면서 마을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30m 높이의 서시천 제방이 무너져 침수피해를 입었다.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겨 소 1000여 마리가 떼죽음을 당하는 등 1807억 원에 달하는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현직에 있던 문 전 대통령이 양정마을을 직접 찾아 피해 복구 상황을 점검하며 주민들을 위로했다.
이런 인연을 계기로 양정마을 주민들은 지난해 8월 '섬진강 수해 3주년 생명위령제'에 문 전 대통령 내외를 마을로 초청했고, 문 전 대통령과 함께 평산마을 주민들도 양정마을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두 마을은 자매결연 협정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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