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장 누비는 부산 119구급차…응급환자 치료 큰몫

그린닥터스 제안으로 부산소방 구급차 지원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부산소방재난본부 119구급차들이 전달되고 있는 모습(온병원그룹 제공)

(부산=뉴스1) 강정태 기자 = 내구연한이 지나 일선에서 퇴역한 부산의 119구급차들이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곳곳을 누비면서 응급환자 치료에 도움을 주고 있다.

15일 국제의료봉사단체 그린닥터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부산신항에서 선적한 부산시소방재난본부의 퇴역 구급차 12대가 지난 2월 폴란드에 도착한 뒤 폴란드 적십자사를 통해 우크라이나 측에 인도됐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4대는 전투가 격심하게 벌어지고 있는 동부전선으로 보냈고, 나머지 8대는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병원에 배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119구급차 우크라이나 인도는 부산시소방재난본부의 ‘우크라이나 구급차 무상양여 사업’으로 추진됐다. 이 사업을 진행하는 데는 부산에 본부를 둔 그린닥터스재단과 온종합병원의 역할이 컸다.

그린닥터스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기습 침공한지 3개월 뒤인 2022년 5월12∼20일 부산 온종합병원 김동헌 병원장 등 그린닥터스 회원 등 16명으로 구성된 의료팀을 꾸려 폴란드에 있는 우크라이나 피란민 캠프를 방문해 긴급의료 봉사를 했다.

당시 우크라이나 난민캠프 긴급의료단장으로서 봉사에 참여했던 그린닥터스 정근 이사장은 ‘응급치료를 통해 살릴 수 있는 생명도 구급차가 없어 죽어가고 있다’ 얘기를 듣고 부산시소방재난본부 측에 부산의 불용 구급차들의 우크라이나 인도를 제안했고, 소방에서 제안을 받아들여 119구급차들이 우크라이나로 보내지게 됐다.

온병원그룹 원장이기도 한 그린닥터스 정근 이사장은 “부산의 구급차량들이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서 응급환자들을 위해 큰 도움을 주고 있다니 정말 다행”이라며 “하루빨리 전쟁이 종식될 수 있게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야 한다. 그린닥터스는 전쟁이 끝나는 대로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긴급 의료지원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jz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