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공백 속 '전공의 의존' 낮은 종합병원으로 환자 몰려

온종합병원, 지난달 입원환자 500명 넘어
대형병원 의료파행에 중소병원 존재감 드러나

전공의 집단 사직 이후 2차병원인 부산 온종합병원에 환자 수가 크게 늘었다.(온종합병원 제공)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의대증원을 둘러싼 의정 갈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전공의 부재에 따른 의료파행이 지속되면서 2차병원(종합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부산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지역 일부 중견 종합병원의 입원환자 수가 500명을 웃돌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진구 소재 온종합병원의 경우 지난달 말 입원환자 수가 500명을 넘어섰고, 이달 기준 520명 내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1월까지 3개월 평균 재원환자 수는 390명에서 지난달 기준 450명으로 증가했다.

전공의 사태 이후 수술도 크게 늘어 지난달 수술건수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14.4% 증가했다. 중환자도 같은 기간 79.% 급증했다.

환자들이 전공의 이탈로 진료 공백이 커진 3차 대형병원 대신 2차병원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월 전공의들이 의료현장을 떠나면서 95% 수준의 병상가동률을 기록하던 부산지역 대학병원들은 입원환자수가 반토막으로 급감했다. 하루 평균 수억원의 경영 손실이 발생하자 직원 무급휴가, 병동 통폐·합 등 비상경영에 나서기도 했다.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병원을 집단 이탈한 전공의들에게 제시한 복귀 시한 마지막날인 29일 오후 부산 서구 부산대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2.29/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온종합병원 관계자는 "암 등 중환자 수술뿐만 아니라 환절기를 맞아 급증한 심정지 등 중증 심뇌혈관 응급환자들이 많이 이송되면서 환자 쏠림이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그동안 교수 출신 의료진을 꾸준히 영입해 내실을 다져오던 지역 중견 종합병원들이 전공의 사태로 인해 상급종합병원들의 수준에 뒤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많이 알려졌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전공의에게 과의존하는 대형병원의 환자 쏠림을 해소하고 중간단계 병원을 육성해 의료전달체계를 바로잡고자 필수의료 특화 종합병원을 육성하고 전문병원은 상급종합병원 수준으로 보상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김동헌 온종합병원 병원장(전 부산대병원 병원장)은 "전공의 사태 이후 의료의 수도권 집중화 폐해와 그동안 왜곡된 의료전달체계에 대한 심각한 부작용들을 국민들이 알게 됐고, 이를 바로 잡으려는 정부의 정책들은 환영할 만하다"면서도 "전공의 사태에 따른 의료 현장의 공백이 하루빨리 해소될 수 있게 의정 간 적극 소통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부산에서는 최근 온종합병원, 해운대백병원 등이 정부의 '암 진료협력병원'으로 지정돼 국내 45개 상급종합병원들과 협력해 암 환자 진료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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