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장에서 '펑'하고 불길" 통영 제석초서 큰 불…대형사고 날 뻔
학생들 겁에 질려 울며 대피…학생·교직원 등 3명 연기흡입
필로티 구조 쓰레기장 불 순식간에 교실로 번져
- 강미영 기자
(통영=뉴스1) 강미영 기자 = 경남 통영시 제석초등학교에서 불이 나 자칫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 했으나 학생과 교직원들이 무사히 대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경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2시 1분쯤 제석초 쓰레기장에서 불이 나 오후 3시 48분쯤 완전히 꺼졌다.
불이 난 쓰레기장은 필로티 구조인 학교 1층에 있어 순식간에 불이 학교 외벽을 타고 올라가 교실까지 번진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당시 1~4학년은 하교한 이후였으나 돌봄교실과 방과후교실 등 남아있던 학생이 다수 있어 더욱 위험한 상황이었다.
제석초 5학년 박모 군은 “5교시 쉬는 시간이었는데 다른 반 선생님이 급하게 들어오더니 대피해야 한다고 해 다들 건물 밖으로 나갔다”며 “나오자마자 쓰레기장에서 불이 ‘펑’ 하고 터졌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2학년 조모 군은 “돌봄교실이 끝나고 오후 1시 50분쯤 학교에서 나오니 쓰레기장에 안개가 껴 있어 신기하게 바라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곳에서 불꽃이 크게 터지고 검은 연기가 하늘까지 치솟았다”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화재에 겁에 질린 학생들이 울며 뛰다 넘어지는 등 현장이 혼란스러웠으나 소방과 경찰의 유도 대피가 적절하게 이뤄지면서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다.
4학년 차모 군은 “하교 후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고 있었는데 연기가 나면서 뭔가 ‘퍽’ 터지는 소리와 함께 불이 크게 붙었다”며 “불이 나기 전에도 운동장에 학생이 많이 있었는데 모두 무사히 대피했다”고 말했다.
자녀를 데리러 온 학부모들도 위험천만한 상황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한 40대 학부모는 “아이를 데리러 가는 길에 불이 났다는 연락을 받고 가슴이 철렁했다. 현장에 도착하니 어린 학생끼리 모여서 떨고 있더라”면서 “저뿐만 아니라 다른 학부모들도 모르는 학생이지만 내 아이처럼 달래주며 집으로 돌아가도록 안내했다”고 말했다.
통영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사고 수습이 이뤄지고 난 뒤 학교와 논의해 임시 교육공간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사고로 학교 본관동 3000㎡와 주차된 차량 13대가 불에 탔으며 10대 여학생과 60대 교직원, 40대 학부모 등 3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 중이다.
myk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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