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5만명분' 필로폰 밀수한 마약조직 총책 항소심도 징역 30년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165만여명이 투약할 수 있는 막대한 양의 필로폰과 담배 수만 보루를 국내로 들여온 마약조직 총책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고법 형사2부(이재욱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관세) 등 혐의로 기소된 A씨(60대)에 대해 징역 30년과 벌금 7억7870만원을 선고했다.

마약·담배 밀수 공범 B씨(60대)는 징역 25년과 벌금 7억7870만원, 담배 밀수에 가담한 일당 3명에게는 징역 2~3년, 집행유예 3~4년, 각 벌금 3억8935만원을 선고했다.

검찰 측은 항소심에서 담배 밀수 관련 물품 가액 대한 추가 증거를 제출하면서 공소장 변경 신청을 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판결을 내렸다.

원심에서는 물품원가를 증명하지 못해 3차례 담배 밀수에 대해 무죄가 선고됐으나 항소심에 들어 검찰이 추가로 제출한 증거에 의해 한 차례 6만5000보루 밀수에 대한 물품원가 3억8935만원(한 보루 당 5990원)을 인정받아 유죄가 선고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에 대해 "담배 밀수입 범행은 수출입 물품의 통관 질서를 해하고 국가 재정과 거래 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범죄이며 필로폰 밀수입은 사회 전반을 병들게 하는 아주 흉악한 범죄"라며 "필로폰 양 자체도 무려 50kg에 이르고, 가액은 1600억 원 이상이며 165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을 정도의 막대한 양이라 중형에 처할 수 밖에 없다. 누범 기간 중 범행을 저질러 준법 의식도 희박하다고 판단된다"고 판시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22년 12월 태국에서 7개 팔레트 하부 구멍에 필로폰 약 50kg을 숨겨 국내에 밀수한 혐의를 받는다.

A씨 등은 세관 검사를 피하기 위해 쓰레기통 수입으로 가장해 필로폰을 들여온 후 대구 수성구 한 아파트에 보관하다가 담배밀수 조사로 찾아온 검찰에 우연히 적발됐다.

검찰은 지난해 1월 수출용 담배 밀수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해당 빌라를 방문하던 중 A씨가 팔레트와 필로폰을 방바닥에 놓고 정리하는 모습을 발견해 현장에서 모두 압수했다. 다행히 필로폰은 판매 전에 적발되면서 국내에 유통된 것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필로폰은 약 165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시가 1657억원)으로, 국내 필로폰 밀수 사건 중 역대 3번째 규모다.

이외에도 이들은 2021년 3차례에 걸쳐 해외로 수출됐다가 반송돼 보세창고에서 보관 중인 담배를 중국으로 수출하는 것처럼 위장해 담배 수십만 보루를 밀수입한 혐의도 받는다.

보관 중인 담배를 수출신고하고 선박에 적재한 뒤 부산항에서 출항해 중국 청도 인근 공해상에서 접선한 다른 선박(어선)에 옮겨 싣고 다시 국내로 가지고 들어오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9월 A씨와 B씨에 대해 각각 징역 30년과 25년을 선고했다.

ase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