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입니다" 새벽에 벽돌 들고 원룸 노린 40대, 징역 3년

범죄전력 다수…누범기간 중 식당 침입해 현금 훔쳐
"벽돌 소지, 강도 아닌 절도 목적일 수도"…특수강도예비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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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새벽에 벽돌을 들고 택배기사인 척 원룸에 침입하려 한 4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1부(최지경 부장판사)는 특수강도예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보복폭행 등)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0월 4일 오전 6시께 택배기사 행세를 하며 부산 기장군 한 원룸에 침입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씨는 벽돌을 들고 원룸 초인종을 누른 뒤 "택배기사니 문을 열어달라"고 했고, 기다려도 문이 열리지 않자 현관문을 잡아당기기도 했다. 하지만 원룸 주민이 새벽에 택배가 온 것을 수상하게 여기고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이후 그는 근처 식당 2곳에 침입해 현금 12만원을 훔쳐 달아났다.

A씨는 지난해 4월 16일 병원 응급실에서 소란을 피워 출동한 경찰로부터 귀가 조치를 받았음에도 신고자인 병원 원무과 직원을 찾아가 보복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재판부는 "절도죄 등으로 실형 5회, 집행유예 1회의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고, 준강도죄의 누범 기간 중에 범행을 저질렀다"며 "범행 동기 및 수법, 범행 전후의 사정, 범행 횟수 및 피해 정도에 비춰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A씨는 특수강도예비 혐의에 대해 절도하려 했을 뿐 강도의 목적은 없었다고 혐의를 부인했고, 재판부도 이를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초인종을 누르고 택배기사 행세를 한 것은 빈집인지를 확인하려는 행동으로도 볼 수 있고, 빈집의 현관문 손잡이를 손괴하고 침입해 절도할 목적으로 깨진 벽돌을 휴대했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실제로 A씨는 이후 식당을 찾아 절도 행각을 벌일 때 손잡이를 훼손해 침입했던 점을 고려하면 A씨가 협박, 폭행으로 재물을 강탈하려 했다는 강도 목적이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 부분 무죄를 선고했다.

이 사건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전자장치 부착명령도 무죄가 선고됨에 따라 기각됐다.

검찰과 A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ase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