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넘은 노후 거제소방서 이전…대우조선 노조가 반대

2021년 대우조선해양에 물납 받은 ‘옥포조각공원’ 부지 검토
노조 “되찾아야 할 땅, 행정타운 조성 실패로 인한 졸속행정”

거제소방서 현 청사.(거제소방서 제공)

(거제=뉴스1) 강미영 기자 = 경남 거제소방서가 노후된 청사를 옥포조각공원으로 이전하려 하자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노조에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27일 거제시와 전국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에 따르면 지회는 최근 시에 거제소방서 이전에 항의하는 공문을 전달했다. 대우조선해양은 한화 인수 후 한화오션으로 사명을 변경했으나 대우조선지회는 명칭을 유지하고 있다.

1990년 옥포2동에 세워진 거제소방서 현 청사는 노후된 시설에 늘어난 직원 수를 수용하지 못해 이전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된 곳이다.

당초 소방서는 타 공공기관과 마찬가지로 거제행정타운 이주를 추진했으나 늘어난 공사비로 공사가 지지부진하게 진행되자 대체부지 물색에 나섰다.

시와 소방서가 대체부지로 검토하고 있는 곳은 준공업지역 국가산업단지인 옥포조각공원이다.

이곳은 지난 2021년 대우조선해양이 지방세 대신 시에 물납한 곳으로 지원시설용지 4만9805㎡, 녹지 850㎡ 규모다.

시유지인 데다 기존 청사와 인접해 지역주민의 반대가 없는 만큼 원활한 추진이 예상됐으나 정작 대우조선지회에서 제동을 걸고 있다.

대우조선지회는 옥포조각공원이 기존 한화오션 사원 및 가족들의 복지공간으로 사용된 상징적인 장소이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지회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경영 악화를 겪으며 사내 복지시설들이 축소됐으며 옥포조각공원도 그중 하나”라면서 “대부분 근로자들은 물납 이후 경영 정상화가 이뤄지면 되찾을 것으로 여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는 거제행정타운 조성 사업이 어려워지자 일방적으로 옥포조각공원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졸속행정의 피해를 한화오션 구성원이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거제시는 소방서 이전과 관련한 용역을 준비 중이며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는 입장이다.

옥포조각공원이 국가산단에 포함돼 공공시설 활용을 위해선 한화오션이 경남도에 국가산단 제척 요청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박종우 거제시장은 “시는 당시 주차장과 자연녹지였던 부지를 공원으로 조성하는 조건으로 대우조선해양에 물납을 받았다”며 “시에서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땅이 아닌 만큼 한화오션과 노조와 충분한 논의를 거치겠다”고 말했다.

myk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