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 난투극' 부산 조폭 1심 판결에 불복, 검찰 항소
신20세기파·칠성파 조직원 8명 중 5명…"구형량보다 낮아"
- 조아서 기자
(부산ㆍ경남=뉴스1) 조아서 기자 = 부산 한 장례식장에서 조직간 패싸움을 벌여 시민들에게 공포감을 준 폭력조직 '칠성파'와 '신20세기파' 조직원들이 1심에서 검찰 구형량보다 적은 형을 선고받자 검찰이 항소했다.
부산지검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단체 등의 구성·활동) 등 혐의로 기소된 신20세기파·칠성파 조직원 8명 중 5명에게 검찰 구형량보다 적은 형을 선고한 1심 재판부의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를 제기했다고 25일 밝혔다.
검찰은 "다수의 시민들이 출입하는 장례식장에서 조직적 폭력범죄를 저질러 죄질이 매우 불량한 점, 부산지역의 토착 폭력조직원들로서 시민의 안전과 일상을 위협하고 사회질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더 중한 형을 선고받아야 한다"고 항소 이유를 밝혔다.
앞서 지난 19일 부산지법 형사6부(김태업 부장판사)는 패싸움을 벌인 A씨 등 신20세기파 조직원 6명에게 징역 1~6년을 선고했다.
또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공동폭행) 위반 혐의로 기소된 칠성파 조직원 B씨 등 2명에게 각각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1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에 따르면 이들은 2021년 5월14일 부산 서구 한 장례식장에서 야구방망이 등을 휘두르며 패싸움을 벌인 혐의를 받는다.
신20세기파 조직원은 장례식장 앞에서 문상 중이던 칠성파 조직원 B씨 등을 발견하고 후배 조직원 A씨 등을 불러 모아 이들을 수차례 때리고 장례식장을 출입을 막고 영업을 방해했다.
이같은 난투극은 일주일 전 술자리에서 빚어진 시비 때문에 벌어진 보복성 범죄로 확인됐다.
술자리에서 시작된 사소한 다툼으로 칠성파 조직원이 신20세기파 조직원들로부터 폭행을 당하고 자리를 피해 도망쳤는데 신20세기파 조직원이 이를 조롱하는 글을 SNS에 올리면서 불씨가 당겨졌다.
칠성파 조직원들이 같은 날 새벽 광안대교 추격전을 벌이며 글을 게시한 신20세기파 조직원을 뒤쫓아 야구방망이로 수차례 때리고, 회칼로 허벅지를 찌르는 등 보복를 가했다.
이날부터 칠성파를 찾아다니며 재보복의 기회를 엿보던 신20세기파는 범행 당일 장례식장에서 이들을 발견하고 난투극을 벌인 것이다.
재판부는 "시민들이 상시 출입하고 고인의 명복을 비는 장례식장에서 시민들과 유족들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적대 관계에 있는 다른 범죄단체에 보복을 해 자신들 조직의 위세를 높인다는 명목으로 싸움을 유발하고 집단으로 폭력을 가하는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상당히 무겁고, 범정이 매우 좋지 않다"고 판시했다.
지역을 지반으로 세력을 키워 온 두 조직은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기싸움을 벌이며 서로에 대한 범죄를 일삼고 있다.
1993년 지역 조폭계의 주도권을 잡아온 칠성파의 간부가 후배 조직원을 동원해 신20세기파 조직원을 살해한 사건은 영화 '친구'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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