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우려에 내 돈으로 H빔 설치"…부산 대연3구역 재개발 민원 쇄도
시공사 "방음벽 설치, 발파작업도 수업시간 외 실시"
- 손연우 기자, 권영지 기자
(부산=뉴스1) 손연우 권영지 기자 = 부산 남구 대연3구역 아파트 재개발 공사현장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 등으로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토사가 인근 주택으로 흘러내리고 집이 흔들려 붕괴 위험이 있는가 하면 인근 학교 통학로 사고 위험까지 각종 피해로 매일 불안에 떨고 있다는 게 주민들의 입장이다.
공사가 7개월 이상 지연되면서 고통은 가중되고 있지만 시공사측은 대책 없이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9일 남구청 등에 따르면 공사 현장에서 일어나는 분진과 소음, 통학로 사고 우려 등 주민들의 항의 민원이 빗발쳐 최근 구청 관계자들이 현장 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실제로 8일 찾은 공사 현장은 일상생활을 하는데 불편할 정도로 소음이 이어졌고 일대가 먼지로 가득했다. 주민 A씨(70대)가 살고있는 2층짜리 주택은 공사장에서 내려온 흙더미의 흔적도 있었고 비가 올 경우 집이 침수될 위험도 있어보였다.
A씨의 집 지하실에는 거대한 H빔(지지대)이 집을 지지하고 있었다. A씨는 "공사장에서 발파 작업 같은 걸 하니 땅이 울리고 집이 흔들렸다. 집이 넘어질까봐 불안해서 내 돈으로 H빔을 설치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집 쪽으로 흙이 쏟아져 나와 집 앞은 늘 엉망이고 얼마 전에는 공사장 수도가 터져 바닥이 얼어 넘어질 뻔했다"고 주장했다.
공사장을 가로질러 있는 대연중 주통학로도 대형 공사차량이 지나다니고 있어 안전조치가 시급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뉴스1>은 지난해 12월11일「부산 대연중 통학로, 대규모 아파트 공사로 학생안전 '빨간불'」을 보도한 바 있다.
당시 대연중 재학생 김모양은 "통학로에서 큰 공사를 하니까 대형 공사장 차량도 다니고 해서 사고가 날까봐 무서울 때가 있다"고 말했다.
이모양은 "수업시간에도 공사 소음이 많이 들린다. 시끄러워서 수업에 집중이 안 된다"며 "시험시간에도 공사 소리가 들려 힘들었다고 말한 친구들이 꽤 있다"고 전했다.
시공사 측은 학교 쪽 공사 현장에 방음벽을 설치했고 발파작업도 수업시간을 피해 점심시간에 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한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학생들의 등하굣길은 여전히 위험해 보였다. 안전장치는 양쪽에 설치된 펜스가 전부였다.
대연3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은 연면적 71만7606.612㎡의 부지를 재개발하는 사업으로 B건설과 C건설이 컨소시엄으로 시공 중이다. 세대수는 4488세대에 이른다.
B사는 현재 아파트 단지 도로 정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공사는 당초 지난해 5~6월 중 마무리하고 2027년 4월 입주 예정이었으나 7개월 이상 늦어지고 있다. 현장에서 암석이 계속 나와 제거하는 작업을 하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다는 것이 B사측의 설명이다.
B사측은 주택 거주자가 받고 있는 피해에 대해 조합측에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B사 관계자는 "사업 초기 아파트 건설을 위해 조합이 부지에 있던 건축물을 철거할 때 발생한 문제일 것"이라며 "조합 측에 확인해보는 게 맞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여름 집중호우가 왔을 때 공사장 외부로 토사가 유출된 적이 있지만 내부에 배수 관로 공사를 다 해놓았기 때문에 침수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아파트 조합 관계자는 "철거한 지 몇 년이 지났는데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주민들이 호소하고 있는 피해를 조합 책임으로 전가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syw534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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