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약 없어요" 품귀현상…창원 약사들 "주문하고 싶어도 품절"
여러 호흡기 질환 유행, 감기약 수요 크게 늘어
경남도의사회 "일선 병원선 독감 치료 주사제 품귀"
- 박민석 기자
(창원=뉴스1) 박민석 기자 = "오늘도 다섯 분 정도는 찾는 감기약이 없어서 돌아갔어요"
8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의 한 약국. 약국을 운영하는 진영진 약사는 "감기약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처방이 필요한 약제의 경우 병원에 비슷한 성분의 다른 약을 처방해달라 요청하고 있다"며 "처방전이 필요하지 않은 약의 경우 일부 품목은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인근의 상남동과 용호동, 신월동의 약국 10곳에서도 약사들은 해열제나 소염진통제 등 감기약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한 약사는 "종합감기약인 A약 시리즈의 경우 공급이 되지 않고 있다"며 "약국을 찾는 시민들이 A약을 찾을 경우 비슷한 성분의 약을 추천하지만 없다고 하면 돌아가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약사의 경우 "감기약 품귀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계속돼 왔지만 최근들어 더 심해진 것 같다"며 "전문약이나 일반약 가릴 것 없이 공급이 안되고 있다"고 했다.
창원시 약사회 관계자는 "현재 의약품을 주문하는 도매 사이트에는 주문을 하고 싶어도 약이 없어 품절이라고 돼있다"며 "코가 막힐 때 쓰는 비충혈 제거제의 경우 오늘부터 대한약사회에서 균등분배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도내 일선 병·의원에서도 독감 치료 주사제 품귀 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경남도의사회 관계자는 "'페라미플루' 등 독감 치료주사제를 구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도내 병·의원에서 계속 들려온다"며 "독감이 유행하다보니 주사제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마상혁 경남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은(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독감 치료주사제의 경우 한번만 맞으면 돼 환자들이 선호한다"며 "다만 주사제가 없을 경우 경구약을 복용하면 돼 일선 현장에서 주사제 품귀로 인한 혼란은 빚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감기약 품귀 사태의 경우 다양한 원인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코로나19 방역 조치 완화 이후 인플루앤자(독감)와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등 여러 호흡기 질환이 유행하면서 감기약 수요가 크게 늘었다.
또 최근 중국 내 감기약 품귀로 인해 수요가 증가하면서 국내 공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외에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로 원료 물질 공급이 지연되고 의약품 수입 여건도 악화된 점과 사재기 문제도 꼽힌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5일 수급이 불안정한 의약품을 다량 구입했으나 사용량이 저조해 사재기가 의심되는 약국과 병·의원을 대상으로 관할 지자체와 합동 현장조사를 벌인다고 밝혔다.
대상은 지난해 9월 구매량을 기준으로 조제 내역 등을 봤을 때 구매량 대비 사용량이 4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약국과 의료기관 400여곳이다.
정부는 사재기가 의심되는 곳을 추린 뒤 관할 지자체와 함께 현장방문을 통해 실제 재고량과 사용증빙서류 등을 집중 점검해 약사법 위반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pms440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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