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용의 기운으로 새해 '활짝'…해운대해수욕장 3만 인파
명당 잡기 위해 일출 3시간 전부터 대기
가족 건강, 학교 적응, 경제 부흥 기원
- 조아서 기자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2024년 갑진년(甲辰年) 청룡의 해를 맞아 부산 해돋이 명소에는 새해 소망과 건강을 기원하기 위한 시민들로 북적였다.
1일 오전 6시30분께 해운대해수욕장에는 두꺼운 옷과 목도리, 장갑으로 중무장한 시민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영하권을 웃돌던 지난해와 달리 이날은 최저기온 4도로 평년보다 포근한 날씨를 보였다.
가족, 연인 등 해맞이객들은 모래사장에 돗자리를 깔거나 해변 가까이 삼각대를 설치하는 등 조금이라도 더 멋진 일출을 감상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해운대해수욕장 모래사장 중간에 설치된 청룡 캐릭터(복받으라곤) 앞에는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이들로 길게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모녀 3대(代)가 함께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전마리벨 씨(33·사상구) 딸 전지현 양(13)은 "올해 중학교 입학하는데 잘 적응하고 했으면 좋겠다"며 "올해도 지난해만큼 할머니 딸 셋과 건강하고 행복하게 놀러다니고 싶다"고 바랐다.
오전 4시30분부터 해 뜨길 기다리고 있다는 김혜진 씨(28)는 "미리 카메라를 설치해야 해서 3시간 대기는 기본"이라며 "1월1일마다 일출 사진을 찍기 위해 해운대해수욕장을 찾는데 오늘 구름이 많아서 찍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일출이 예고된 오전 7시32분께 모래사장은 해운대구민, 부산 시민와 전국 각지에서 온 해맞이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하지만 일출 예정시간이 10여분 지나도 해가 구름에 가려져 보이지 않자 곳곳에서 "일출을 못 볼 것 같다"며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윽고 오전 7시50분께 구름 위로 금빛 띠가 차오르면서 붉은 태양이 빼꼼 고개를 들자 일제히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2~3분만에 붉은 해가 구름 사이를 비집고 동그란 자태를 모두 드러내자 시민들은 저마다 카메라를 들고 사진으로 일출을 담았다.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새해 소원을 빌거나 가족, 친구들과 서로 덕담을 주고 받기도 했다. 또 주변 사람들에게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를 건네며 얼굴 가득 미소를 띠었다.
1964년 용띠인 박선영 씨(60·해운대구)는 "매년 해맞이로 새해를 시작하는데 용띠라 그런지 올해 청룡의 해를 맞이하는 기분이 남다르다"면서 "2023년 너나 할 것 없이 경제적으로, 사화적으로 힘들고 침체된 분위기였는데 올해는 용의 기운을 받아 하늘로 날아오르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인과 새해를 맞이한 김예은씨(31·창원)는 "결혼 준비, 이직 등으로 걱정과 고민이 많았던 한 해가 잘 저물었고, 내년에 결혼을 앞두고 연인으로서는 마지막으로 맞이하는 새해가 됐다"며 "제 인생의 전환점이 될 새해 첫날 일출을 보며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또 열심히 살아갈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다"고 뿌듯해했다.
일출에 앞서 오전 6시50분께 열린 '2024 해운대 해맞이 축제'에서는 새해맞이 공연, 시민 새해 소망 현장 인터뷰 등이 펼쳐졌다.
이외에도 광안리해수욕장, 송도해수욕장, 일광해수욕장, 영도구 태종대, 금정구 금정산, 오륙도 스카이워크, 이기대 일대 등 해맞이 명소 곳곳에서 해맞이 행사가 열렸다.
부산시에 따르면 이날 해운대해수욕장 3만여명, 광안리해수욕장 4만4000여명이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해운대해수욕장 등 주요 해맞이 행사장에 경력 260명을 배치했다. 혼잡안전관리차량과 키다리경찰관을 투입해 밀집도를 분산하고, 경찰 헬기(항공대)를 띄워 인파 밀집 지역을 집중 순찰하는 등 인파 관리에 나섰다.
ase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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