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포럼] 오바마에 보여주고 싶은 경성전자고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2일 제주 서귀포시 표선고등학교 과학실습실에서 과학 수업을 참관하고 있다. 표선고는 2021년부터 국제 바칼로레아 디플로마를 운영하고 있다. 뉴스1 DB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2일 제주 서귀포시 표선고등학교 과학실습실에서 과학 수업을 참관하고 있다. 표선고는 2021년부터 국제 바칼로레아 디플로마를 운영하고 있다. 뉴스1 DB

(부산ㆍ경남=뉴스1) 최정욱 남성국성학원 이사장 =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공식 석상에서 여러 차례 미국의 발전을 위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한국의 우수한 교육과정을 참고해야 할 모범사례로 소개하였다. 한국은 일본, 중국과 함께 뛰어난 교육 시스템으로 지금의 경제강국으로 자리 잡는데 큰 몫을 했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오바마 전 대통령이 말한 K-에듀케이션( K-Education)은 더 이상 글로벌 경쟁력이 없어졌다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의 대입 준비는 이미 초등 저학년 때 결정 난다는 말이 나오고, 의대 진학이 마치 입시의 꼭지점인 것처럼 보이는 것은 '웃픈' 현실이다.

교육은 다양성이 보장되어야 하며 소비자(교육 대상)의 선택에 따라 운영 될 수 있는 자율성과 제도적 보완을 해 나가는 유기적인 시스템이 만들어져야한다. 하지만 지금의 교육정책과 방향성은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시스템과는 반대로 내수용 교육정책만 양성하고 있다.

초중고 12년의 결과물을 수능 시험일 하루, 단 한 번으로 판단한다는 모순이 있다. 또한 수능 1등급으로 국내 최고의 대학을 진학할 순 있겠지만, 세계 유명 대학으로의 진학은 TOEFL, SAT, A-Level, IB 등 또 다른 기준의 시험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즉, 12년 동안 공부한 것은 '내수용'이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또 다른 공부를 수년 간 해야 가능하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초등교육부터 글로벌 인재를 양성할 수 있고, 국내 및 해외 대학으로 진학 할 수 있는 '2-Track' 시스템을 만들면 된다.

2023년 12월 대동중학교, 대동고등학교, 남성여자고등학교, 경성전자고등학교는 대한민국 최초로 일반 중·고등학교가 영국 'Cambridge International School'로 인증 받은 최초의 학교가 되었다.

남성초등학교는 이미 2021년 국내 두 번째로 Cambridge International School 인증을 받았고, IB 월드스쿨 인증을 앞두고 있으며, 미국의 최대 교육기구인 WASC(Western Association of Schools and Colleges) 인증을 준비하고 있다. 향후 학교법인 산하 5개 학교는 위에 언급한 글로벌 교육 플랫폼 및 인증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국제학교는 외국계 학교이며 지역도 제주도와 인천 송도에 한정되어있다. 이는 경제자유구역에만 국제학교를 신설할 수 있다는 법적 조항에 따른 것이다. 두 지역의 국제학교 설립이 지역 경제나 교육환경 개선을 도모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지만 불행히도 국내 교육기관의 국제학교 전환 및 설립은 현행법 기준으로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지역 교육청의 입장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국제교육을 위해선 외국자본기관에만 의존해야 하고 사실상 국내 교육 기관 자체적으로는 글로벌 인재 양성을 포기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부산은 얼마 전 월드 엑스포 2030 후보지 선정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시고 2035년을 다시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부산은 글로벌 허브 도시로 도약하려고 월드 엑스포와 함께 해외 기업들을 유치하려고 한다. 이는 전국 어느 도시보다 가장 활발하게 '국제화'를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

여기서 말하는 '국제화 도시'에는 홍콩, 싱가포르처럼 우선 기본적으로 영어라는 국제 언어가 자유롭게 소통의 수단이 되는 아시아 국가들처럼 부산을 만들겠다는 포부가 들어가 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가장 기본이 되는 교육시스템이 국제화에 발맞춰 리모델링 되어야 하지 않을까?

교육부가 지정한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International Education Platform' 기반 교육 정책과 시스템을 갖춘 국내 사립학교는 현재 전무하다. 일각에선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걱정 섞인 소리도 있지만 필자가 언급한 대로 교육은 다양성이 존중되어야 하며 교육 대상자의 선택과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미 부산은 667억원을 들여 진해경제자유구역에 영국계 국제학교를 교육청과 부산시가 힘을 합쳐 유치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를 했다. 이는 부산도 이젠 교육의 다양성을 존중해서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국내 사립학교 법인이 이를 추진하고자 하는 데는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불허하고 있다. 이미 교육부는 2023년 부산의 해운대구, 남구, 중구, 사하구, 사상구를 교육국제화특구로 지정해 글로벌 교육을 추구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현실은 이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세계적인 교육 강대국인 한국이 내수용 입시 교육 시스템을 탈피해 초·중·고 졸업 후 국내 대학이든 해외 대학이든 자유롭게 지원 할 수 있는 K-국제화 교육(K-International Education) 시스템 도입이 필요한 것이다. 실업계 학교 학생들도 더 좋은 일자리와 해외 경험을 할 수 있는 학교가 필요하다. 그것을 최초로 도입한 곳이 경성전자 고등학교다.

실업계 학교 학생들은 인문계 학생들과 다른 트랙으로 자신들의 미래를 설계해 나가야 하지만 성적이라는 프레임에 같혀 마치 실업계 진학이 고입의 실패로 여겨지는 현실이다.

경성전자고등학교는 학생 개개인의 꿈과 재능을 응원하고자 국내 뿐 만 아니라 해외 취업 및 진학을 위해 Cambridge International School인증을 신청하였고, 엄격한 실사 끝에 최종 인증을 받게 되었다. 공부만이 성공에 이른다는 척도가 아니라 그들이 가지고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해외무대에서 펼쳐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도입을 결정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국내 사학의 노력이 우리만의 노력으로 끝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사학이 진화하고 발전하여 공립은 공립답게 사립은 사립답게, 교육의 다양성과 국가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 오늘날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이자 의무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K-팝(K-POP), K-푸드(K-FOOD), K-드라마(K-DRAMA), K-뷰티(K-BEAUTY) 등 K-컬쳐(K-CULTURE)가 전 세계인의 관심과 응원을 받는 것처럼 교육도 대학 입시에만 치중된 시스템을 뛰어넘어, 글로벌 인재 양성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것을 할 수 있는 K- 명문 학교가 만들어져 해외로 진출하고 유럽, 미국의 국제학교처럼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이 K-인터내셔널 스쿨(K-International School)이 만들어져야 할 시점이지 않을까하는 간절함과 기대를 가져본다.

최정욱 남성국성학원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