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옷만 다섯 겹 껴입어"…'체감온도 -14.8도' 혹독한 창원 달동네 겨울

난방비 부담돼 경로당·쉼터서 시간 보내
관할 행정복지센터 "수시 확인, 지원 계속"

21일 찾은 창원시 마산합포구 성호동 꼬부랑마을. 체감온도 영하14.8도를 기록한 추운날씨에 골목에 인적이 드물다. 2023.12.21 ⓒ 뉴스1 박민석 기자

(창원=뉴스1) 박민석 기자 = "날도 춥고 지름(기름)도 비싸가 보일러도 못 때운다. 윗 옷만 다섯 겹을 껴입었다"

올 겨울 가장 추운 날씨를 기록한 21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성호동 꼬부랑마을.무학산 끝자락에 자리잡은 창원의 대표적인 달동네의 겨울은 혹독했다.

창원기상대에 따르면 이날 성호동 일대는 일 최저기온 영하 9도, 체감온도는 영하14.8도를 기록했다. 추운 날씨 탓에 굽이 굽이진 좁은 골목길에는 좀처럼 인적을 찾아 볼 수 없었다.

마을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마산 앞바다에서는 매서운 바닷 바람이 불어와 슬레이트 지붕을 흔들어댔다.

21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성호여성경로당에 마을 주민들이 모여 있다. 2023.12.21 ⓒ 뉴스1 박민석 기자

좁은 골목 계단을 따라 수 분을 올라간 끝에 경로당에 모여 있는 주민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날 만난 김 모 할머니(80대)는 "혼자 지내는 데 집에서 보일러를 틀면 돈이 많이 든다"며 "낮에는 대부분 경로당에서 시간을 보낸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할머니는 "날은 추운데 기름 값이 부담돼 집에서는 옷을 껴 입고 생활한다"고 했다.

인근의 노인쉼터에는 경로당까지 거동이 힘든 주민들이 모여 있었다. 최 모 할머니(70대)는 "70대부터 90대 어르신들이 마을에 주로 살고 있다"며 "다들 집에서 종일 기름 보일러를 땔 형편은 못되다 보니 낮에는 쉼터에 모여 불을 쬐다 집에 간다"고 말했다.

21일 찾은 창원시 마산합포구 성호동 꼬부랑마을. 체감온도 영하14.8도를 기록한 추운날씨에 골목에 인적이 드물다. 2023.12.21 ⓒ 뉴스1 박민석 기자

김현정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 행정복지센터 맞춤형복지팀장은 "꼬부랑마을에는 290여 세대가 거주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대부분 홀로 지내는 어르신이거나 노인가구로 수급 대상자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행정복지센터에서 주기적으로 현장 방문을 통해 어르신들의 안부를 확인하거나 보일러용 기름이나 쌀, 식사 배달 등의 지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pms44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