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아쉽지만 대한민국 원팀에 박수를"
사우디와 큰 표 차에 한동안 말 잇지 못해
"전력 다한 모두 수고했다" 위로 건네기도
- 손연우 기자
(부산=뉴스1) 손연우 기자 = 대한민국 부산이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에 최종적으로 실패했다. 예상과 달리 부산이 1차 투표에서 큰 표 차이(90표)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지면서 부산 시민들은 다소 충격에 빠진 모습을 보이면서도 엑스포를 향한 부산의 도전에 박수를 보내며 차분히 응원전을 마무리했다.
29일 오전 1시30분 부산시민회관에서 엑스포 투표 결과를 실시간으로 보며 응원했던 시민들은 엑스포 유치 실패 소식을 듣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울기도 하고 서로를 끌어안으며 안타까워했다. 바닥에 주저앉거나 말을 잇지 못한 채 멍하니 서 있는 시민의 모습도 보였다.
축제분위기였던 응원장은 엑스포 유치 실패 소식에 한 순간 조용해졌고 곳곳에서 "믿을 수 없다, 어떻게 이럴 수가, 예상 밖의 결과다"라는 등의 반응이 터져나왔다.
40대 시민 김선자씨는 "엑스포를 준비하는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진심으로 임했고 온 열정을 쏟아부었는지를 알기 때문에 부산이 엑스포 유치에 실패할 것이라고는 생각 못했다. 표 차이가 이렇게 클 것이라고는 더더욱 생각하지 못했다"며 울었다.
시민 설상석씨는 "어떤 말을 해야 될지 모르겠다. 표 차이가 이렇게 많이 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부산을 알리는데 전력을 다한 모두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하고 싶다. 특히 부산시와 함께 해준 시민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50대 염미자씨는 "엑스포 유치에 실패했다는 소식보다 90표나 차이가 났다는 사실에 더 슬프다. 엑스포 재도전도 신중하게 생각한 뒤 결정해야 할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엑스포 유치에 실패했다고 해서 그동안 대한민국이 원팀으로 혼신을 다했던 노력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쉼 없이 달려온 모두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시민 김경찬씨는 "조금 전까지도 '엑스포 유치에 실패하더라도 최선을 다했으면 됐다'는 마음이었는데 막상 소식을 들으니 너무 안타깝다. 현장에서 마지막까지 수고한 정부와 시 관계자들이 너무 낙심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바랐다.
부산은 28일 국제박람회기구(BIE) 제173차 총회에서 열린 2030 엑스포 개최지 1차 투표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90표 차로 2위로 밀렸다.
1차 투표에서 리야드는 119표로 1위, 부산은 29표로 2위, 이탈리아 로마는 17표로 3위를 기록했다. 리야드가 전체 표 중 3분의 2 이상을 얻어 투표는 1차에서 마무리됐다.
등록엑스포 개최지 선정을 위한 투표에서 단 한차례 투표로 개최지가 결정된 것은 2015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사우디는 2027 아시안컵, 2029 동계아시안게임, 2034 월드컵 및 하계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를 잇따라 유치한 데 이어 이번에 2030년 엑스포까지 거머쥐게 됐다.
syw534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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