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아내 살해 한국 남편, 정신감정 신청

첫 재판서 평소 간질·최근 정신적 문제 발병 주장
유족 "다문화 외국인 억울한 죽음 당해" 엄벌 촉구

한국인 남편에게 살해 당한 30대 베트남 여성 유족들이 가해자의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2023.11.23 뉴스1/한송학기자

(진주=뉴스1) 한송학 기자 = 베트남 아내를 살해한 50대 한국인 남편이 아내를 살해할 즈음 정신적 문제가 있었다며 법원에 정신감정을 신청했다.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제1형사부는 23일 201호 법정에서 아내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A씨에 대한 첫 재판을 열었다.

공소사실에서 A씨는 자신의 건강이 나빠지자 아내인 B씨가 자기 재산을 탐낸다고 생각해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지난달 3일 자기 집 베란다에서 아내의 목을 졸랐다.

A씨의 폭행으로 B씨는 뇌 손상을 입어 뇌사 상태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오다 지난달 30일 사망했다.

재판에서 A씨와 변호인은 모든 공소사실을 인정했지만 A씨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평소 간질 증세가 있었고 이번 사건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었다. 제가 모르는 사이에 일이(아내 폭행) 일부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도 "간질증세는 중학교 때부터 있었다. 사건 범행 시점에 A씨는 극도의 불면증과 자신의 죽은 모습을 보고 환청이 들리는 등 조현병 증세가 있었다"며 "심신미약 상태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정신감정 신청을 받아들였고 정신감정 후 다시 재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B씨 유족들은 "A씨가 사람을 죽여 놓고 정신병이 있다고 변명하는 것이다. 그동안 정신적인 문제로 병원에 다닌 적도 없다"며 "다문화 외국인에게 이런 상황이 또 생기면 안 된다. 한국에 와서 행복하게 살았어야 했는데 억울한 죽임을 당했다. 정신적인 문제가 아니라 합당한 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