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달전 예산 아낀다’ 해외 연수 반납한 진주시의회…제주·여수로 연수

11월 예정 해외 연수 취소 기자회견…국내 연수는 유명 관광지·식당 포함

임기향 진주시의회 운영위원장이 지난 9월 26일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연말 예정된 해외연수비 전액을 반납하기로 했다고 말하고 있다. 2023.9.26 뉴스1/한송학기자

(진주=뉴스1) 한송학 기자 = 경남 진주시의회가 오랜 경기침체와 지방세입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해외 연수 예산 반납을 발표한 지 2개월도 안 돼 제주도와 전남 여수에서 연수를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진주시의회 등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시의회 의정활동 역량 강화를 위해 지난 8일부터 15일까지 팀을 나눠 연수를 다녀왔다.

A팀(7명)은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전남 여수, B팀(5명)과 C팀(7명)은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각각 제주도 일원에서 연수를 했다.

전체 의원 22명 중 3명을 제외한 19명이 연수에 참여했으며 비용은 1인당 80만원, 총 1520만원의 예산이 사용됐다.

교육 내용은 챗GTP를 활용한 의정 실무 특강, 예산 및 행정사무감사 이해, 예산안 심사, 지역 특성화 사업 성공사례 벤치마킹, 조례안 작성, 행정사무감사 실전 사례 등이다.

여수 일정에는 유명 관광지인 오동도 해상케이블카 탑승과 이순신광장, 돌산공원, 여수 풍물시장 방문 등이 있었다. 식사는 유명 횟집과 해물 식당, 고깃집 등에서 했다.

제주 일정은 산방산 유람선 탑승과 송악산 둘레길 힐링 산책길 탐방 등이었고 식사는 전복 요리와 흑돼지, 해물탕, 횟집, 한식집 등 유명 식당들이 포함됐다.

B팀은 13일부터 15일까지가 공식 일정이지만 하루 전인 12일 제주도에 미리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식 일정이 아닌 하루 전 제주도를 방문했지만 B팀의 교통비는 연수 예산으로 지급됐다.

시의회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하루 전 연수 장소에 도착하는 경우가 있다"며 "어차피 같은 비행기 탑승 비용이기 때문에 문제가 안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시의회는 지난 9월 11월 예정된 해외 연수비 예산 전액을 반납하기로 해놓고 비슷한 기간에 이번 관광지 방문 등의 일정이 포함된 국내 연수를 진행해 논란이다.

시의회는 지난 9월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침체와 지방세입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2023년 공무국외연수' 예산을 전액 반납했다. 반납 예산은 1억3100만원으로 11월 3차 추경에서 예비비로 편성될 예정이다.

지역의 한 정치인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시민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해외 연수 예산을 반납한다고 해놓고 두달 만에 관광지 탐방이 포함된 국내 연수를 진행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행동"이라며 "하루 전에 제주도에 도착했다는 것은 외유성 연수가 의심된다"고 말했다.

연수를 다녀온 한 시의원은 “11월 회기 전에 연수를 가기 위해 준비한 것으로 안다. 이번 연수에서 의정활동과 관련해 많은 것을 배우고 왔다”고 설명했다.

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