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자리 잡고 기다려요" 광안리 8만발 불꽃축제 100만 인파

아침부터 돗자리 깔고 명당 사수…우비 입고 자리 지켜
100만명 운집 예상…키다리 경찰관·DJ폴리스 배치

'제18회 부산 불꽃축제'가 열린 4일 광안리해수욕장 모래사장에 시민들이 모여 '부산멀티불꽃쇼'가 시작되길 기다리고 있다.2023.11.4/뉴스1 ⓒ News1 조아서 기자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사진 찍으려고 오전 11부터 자리 잡았어요."

제18회 부산 불꽃축제가 열린 4일. '부산멀티불꽃쇼' 시작 7시간 전인 이날 낮 1시께부터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일대는 ‘명당’을 잡으려는 인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광안리해수욕장 모래사장에는 관람석을 예약하지 않은 시민들의 돗자리가 즐비했다. 간식을 나눠 먹는 연인, 모래놀이를 하는 아이들, 책을 읽는 어르신 등 저마다의 방법으로 시간을 보냈다.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 카드놀이를 하거나 태블릿PC로 영화를 보는 시민들도 있었다.

또 낮 한때 조금씩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지만 시민들은 우비를 입거나 우산을 쓴 채 자리를 사수했다. 쌀쌀해진 가을밤을 대비해 두툼한 겉옷이나 담요를 챙겨 온 시민들 모습도 눈에 띄었다.

사진을 찍기 위해 제주도에서 온 김모씨(56)는 "아침 6시부터 부지런히 준비해 비행기를 타고 오전 11시쯤 도착했는데도 폭죽이 설치된 바지선을 중심으로 좋은 자리는 다 차있더라"면서 "코로나19 때문에 오랜만에 부산 불꽃축제를 찾아 기대된다"고 말했다.

4일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일대에서 열린 '제18회 부산불꽃축제'를 관람하러 온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2023.11.4/뉴스1 ⓒ News1 조아서 기자

인근 음식점과 카페뿐만 아니라 거리에도 불꽃축제를 즐기기 위한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건물 내 화장실과 야외에 마련된 간이화장실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5살 딸과 함께 공주에서 놀러 온 임미희씨(30대)는 "이번주 불꽃축제를 한다고 해서 부산 여행을 왔다"며 "비오는 날 밖에서 기다리느라 지치긴 하지만 아이랑 즐거운 추억을 쌓을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고 미소 지었다.

인파가 본격적으로 몰리기 시작하는 오후 4시가 되자 광안해변로 만남의 광장부터 수변공원어귀 삼거리(0.8㎞)와 해변로 뒤 광남로 사이에 차량통제가 이뤄졌다. 앞서 오전 10시부터 광안해변로 언양삼거리부터 만남의 광장(0.82㎞)이 차량 진입이 제한됐다.

지난해 이태원 참사 이후 처음 도입된 'DJ폴리스' 기능을 구현한 '혼잡안전관리차량'도 지난해 제17회 부산 불꽃축제에 이어 올해도 1대 배치됐다. DJ폴리스는 콘서트장의 DJ처럼 경찰이 지휘차 위에 올라가 길 안내 등 인파를 관리하고 군중사고를 막는 역할을 한다.

또 간이사다리에 올라가 메가폰으로 안내방송을 하는 일명 '키다리 경찰관'도 총 11곳에 배치돼 병목구간을 집중 통제하기 시작했다.

4일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일대에서 열린 '제18회 부산불꽃축제'에서 경찰관들이 인파가 몰리는 것을 통제하고 있다. 2023.11.4/뉴스1 ⓒ News1 조아서 기자

광안리 주민 김영민씨(40대)는 "이태원 참사 이후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일부러 피해 다닐 정도로 조심했는데 다른 사람들도 모두 조심하는 모습이다"면서 "사람이 정체되는 건널목마다 경찰관들이 배치돼 안전을 각별히 신경 쓰는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100만명 이상의 인파가 몰릴 것을 예상해 총 43곳을 중점 관리구역으로 지정하고 시·구 공무원과 소방, 경찰, 유관기관, 사설경호, 자원봉사자 등 6700여 명의 안전관리요원이 배치했다.

오후 4시30분부터는 광안대교 상층부(남구 방향), 오후 7시30분부터는 하층부(해운대 방향)를 통제하고 광안리 행사장 주변도 구간별 통제할 예정이다.

올해 18회째를 맞는 부산 불꽃축제는 'DREAM, 꿈이 이루어지는 무대'라는 테마 아래 1부 '모두의 꿈이 모이다', 2부 '꿈이 이루어지다'를 주제로 이날 오후 8시부터 광안리 해수욕장과 이기대, 동백섬 앞에서 펼쳐진다.

이날 광안리 해상과 이기대, 동백섬 앞바다 등에서 쏘아 올릴 폭죽은 약 8만발로 △부산에서만 볼 수 있는 25인치 초대형 불꽃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한 시그니처 불꽃(나이아가라, 컬러이과수) △부산시민과 함께하는 사연 공모 불꽃 등이 관람 포인트가 될 예정이다.

ase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