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군 전 고문변호사가 ‘군 관련 250억원 먹튀 사건‘ 피의자 변호를?
군 "소송 관련 논의한 변호사가 맡는 건 적절치 않아 '이해충돌'"
변호인 "사임 절차 마무리·이해 관계 충돌 없어"
- 한송학 기자
(합천=뉴스1) 한송학 기자 = 경남 합천영상테마파크 숙박시설 건립 '250억원 먹튀'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 측 변호인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합천군에 따르면 영상테마파크 숙박시설 건립과 관련한 사건의 주요 피의자로 재판받는 A씨의 변호인 B씨는 군 고문변호사를 맡았었다.
B씨는 지난해 1월 1일부터 군 고문변호사로 활동하다가 A씨 변호를 맡은 시점인 지난 9월 19일 고문변호사를 그만뒀다.
군은 호텔 건립 사업과 관련한 소송 등 다양한 자문을 B씨에게 받았고 이와 관련한 많은 내용을 잘 알기 때문에 B씨가 군과 소송 중인 A씨의 변호를 맡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문제는 26일 창원지방법원 거창지원에서 열린 합천영상테마파크 숙박시설 건립의 '합천 먹튀 250억원' 사건 관련 재판에서도 나왔다.
군은 이날 재판에 앞서 재판부에 B씨가 변호인을 맡은 것은 적절치 않다며 변론권 제한 이의 신청했다.
군은 A씨와 B씨, 군과의 이해관계를 설명하면서 변호인이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B씨는 A씨의 변호를 맡은 것은 군 고문변호사를 그만뒀고 군이 소송과 관련한 직접적인 피해자 신분도 아니기 때문에 상관없다는 입장이다.
B씨는 "A씨에게 사건 의뢰가 왔을 때 군이 피해자인 줄 알고 처음에 거절했다가 피해자가 아니라고 돼 있어 맡게 됐다"며 "고문변호사 당시 군이 A씨와 소송을 준비하는 것을 알았지만 관여를 안 했다"고 말했다.
이어 "군 고문변호사 사임 절차를 마무리했다. 공무원으로 재직했다면 재적 사유가 되지만 이 사건과 관련해 정보를 미리 알거나 하는 부분이 없어 이해 충돌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합천군이면 군의 이의 신청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지만 현재 군이 피해자 신분이 아니기 때문에 안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법적으로 법률에 대해 대리권 제한은 법원에 없으며 변호인 선임을 어떻게 하는지 제지할 수 없다. 변호사 협회나 윤리강령 같은 게 있을 것"이라며 "군이 요청한 변론권 제한은 안 된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현재 군이 피해자가 아니기 때문에 이후 상황들을 지켜보고 어떤 대응을 할지 검토해 볼 것"이라며 "호텔 관련한 소송 등 자문을 받았기 때문에 과거 고문 변호인이 군에서 고발한 상대측 변호를 맡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으로 재판 중인 이 사건의 피의자는 A씨 등 3명, 피해자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대주단 주간사인 C금융업체다.
군은 이 사업을 하면서 각 기관의 귀책 사유와 관계없이 금융비용 변상 책임을 떠안아야 하는 실시협약을 했다. A씨가 배임·횡령한 금액 등을 군이 책임져야 하는 것이다.
A씨는 '합천영상테마파크 숙박시설 조성사업'과 관련한 업무상 배임 및 횡령 혐의로 지난 8월 7일 구속됐다.
A씨는 숙박시설 건립 시행사 대표로 총사업비 590억원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로 충당한 사업비 550억원 중 250억원 정도를 빼돌린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감사원에서도 이 사건과 관련해 지난 18일부터 공익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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