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주지 못해 죄송합니다"…추모 행렬 이어진 故 표예림씨 미용실
- 노경민 기자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편히 쉬세요"
학교폭력을 고발, 현실판 '더글로리'로 알려진 고 표예림씨(27)를 향한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12일 오후 5시쯤 표씨가 운영해 온 것으로 알려진 부산 연제구 미용실 앞에는 표씨의 소식을 듣고 찾아온 이들의 안타까운 마음이 담긴 쪽지와 형형색색의 꽃다발이 가득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흰색 가방에 담긴 꽃다발 1개뿐이었지만, 오후부터 마음을 전하기 위해 달려온 추모객들의 발걸음이 잇따랐다.
미용실에서 표씨에게 시술을 받았다는 고객 A씨는 쪽지를 통해 "외롭게 떠나는 길에 도움이나 위로가 되지 못해 너무 안타깝다"며 "그곳에서는 평생 아픔 없이, 상처 없이 행복하게 평안하길 기도한다"고 아쉬운 마음을 나타냈다.
행인들도 미용실 앞에 놓인 꽃다발을 보고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한참 동안 유심히 살펴보기도 했다. 한 어르신은 표씨의 사정을 듣고 "어떡하면 좋아"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평소 표씨가 보라색을 좋아했다는 소식을 듣고 찾은 B씨는 '부디 마음이 잘 전달되길'이라는 포스트잇이 붙은 보라색 장미로 마음을 대신했다.
흰색 꽃과 함께 포스트잇에 마음을 담은 C씨도 "마지막 순간에 도움을 못 드린 것 같아 죄송하다"며 "한번도 뵌 적은 없지만 가까운 곳에 계셨던 걸 알았더라면 응원도 할겸 한번씩 들렀을텐데…"라며 아쉬워 했다.
표씨의 장례는 유족의 뜻에 따라 비공개 가족장으로 조용히 치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표씨는 지난 10일 오후 부산진구 성지곡수원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생전 유튜브를 통해 극단적 선택을 예고하는 영상을 올렸다.
경찰에 따르면 표씨는 지난달부터 자신을 비방해 온 한 유튜버와 고소를 주고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표씨가 고소한 건과 관련해선 최근 사건을 서울 관할 경찰로 이송했고, 표씨가 고소를 당한 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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