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먹이고 폭행 절도…전국 돌며 만취자 노린 60대 전과자 또 범행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전국을 돌아다니며 술에 취한 사람을 골라 강도 범행를 저질러 여러 차례 실형을 산 60대가 또다시 같은 범죄를 저질러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6부(김태업 부장판사)는 60대 A씨에게 강도상해, 점유이탈물 횡령 등 혐의에 대해선 징역 8년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절도) 등 혐의에 대해선 징역 5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21년 3월11일 부산 부산진구 일대를 돌아다니며 금품 절취 대상을 물색하다가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는 B씨(73)를 발견하고 지인인 것처럼 행세해 주점에서 술을 함께 마셨다.

이후 A씨는 B씨를 바래다준다며 같이 택시에 탑승하고 B씨가 잠이 든 사이 택시 목적지를 바꿨다.

바뀐 목적지에 내린 A씨는 비틀거리는 B씨를 넘어뜨려 차량에 머리를 부딪치게 한 후 바지 뒷주머니에서 현금 17만원이 들어있는 지갑을 훔쳤고, 이를 술값 등으로 사용했다.

또 지난해 9월30일에는 세종시 한 기차역에서 술을 마시던 C씨(66)에게 밥을 사달라며 접근한 뒤 하룻밤만 재워달라고 요청했다.

A씨와 여관으로 이동한 C씨는 A씨가 계속해서 술을 권유하는 것에 수상함을 느껴 자리를 피한 뒤 대전역으로 가는 기차에 탑승했다. A씨도 C씨를 뒤쫓아가 같은 열차에 탑승했다.

대전역에서 하차한 A씨는 C씨를 뒤따라갔고 C씨가 대전역 선상주차장에서 노상방뇨하는 사이 C씨를 힘껏 밀쳐 주차장 안내판에 얼굴을 부딪히게 한 뒤 현금 150만원과 체크카드 등을 절취하고 달아났다.

이 과정에서 C씨가 A씨를 쫓아가다가 넘어져 전치 6주의 척추 골절 부상을 입었다.

A씨는 재판에서 돈을 가져간 행위는 인정하지만 상해를 입힌 혐의에 대해선 부인했다. 대전역 주차장 범행의 경우 C씨의 상해가 자신의 범행으로 인해 생긴 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A씨는 이전에도 강도·절도 혐의로 4차례 징역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부산진구 범행의 경우 2년 전 형이 확정된 절도죄와 사후적 경합범 관계에 있어 대전역 범행과 별개로 선고형이 내려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절도·강도죄로 처벌받고도 다시 동종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나쁘다"며 "전국을 돌아다니며 술에 취한 사람을 절취하는 범행을 반복하고 있어 개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다만 대전역 범행의 상해 부분에 대해선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입은 골절은 피고인의 범행 도중이나 피고인이 피해자를 뿌리치면서 생긴 것이 아니라 피해자가 앞서가는 피고인을 쫓아가다가 순간 균형을 잃고 넘어지면서 입게 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인의 범행과 피해자의 상해 간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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