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스쿨존 참사' 사고 업체대표 징역 2년 6개월…직원 3명은 집유(종합)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지난 4월 아침 등교 시간대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안전 수칙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은 채 하역 작업을 하다가 초등학생 1명을 숨지게 한 사고 관련자들이 유죄를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17단독(이용관 판사)은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어망 제조업체 대표 A씨(74)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A씨와 함께 일하다 사고를 낸 한국인 노동자 1명과 베트남 국적 노동자 2명에게는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내려졌다.

재판부는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들의 자백 및 보강 증거 등을 통해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며 "다수의 피해자가 사망과 부상에 이르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발생하는 등 피고인들의 죄책이 매우 무겁다 "고 판시했다.

이어 "특히 면허를 갖지 않고 지게차를 운전해 섬유롤 하역 작업을 하던 A씨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 정도는 매우 중하다"며 "피고인들은 유족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이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있고, A씨가 숨진 학생 가족을 위해 1억5000만원을 형사공탁한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 4월28일 오전 8시50분께 부산 영도구 청동초 스쿨존에서 지게차를 운전하다 1.7톤짜리 원통형 섬유롤을 놓쳐 경사로 아래로 굴러 떨어지게 해 10살 초등생 1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A씨는 건설기계 조종사 면허 없이 지게차를 몰다가 사고를 냈고, 안전 작업계획서 작성, 신호수 배치 등 안전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섬유롤이 경사로 아래로 굴러 떨어질 때 작업하던 노동자들이 막아섰지만, 어마어마한 무게를 멈추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섬유롤은 내리막길 100여m를 굴러간 뒤 안전 펜스를 넘어뜨리고 인도를 걸어가던 10살 황예서양을 숨지게 하고, 초등생 2명과 학부모 1명을 덮쳐 다치게 했다.

검찰은 A씨에게 징역 5년을, 나머지 노동자 3명에게는 금고 1년을 구형했다.

A씨는 지난 결심공판에서 최후변론을 통해 "(안전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것 같다.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피해자분들께 사죄드린다"면서도 "사고가 난 곳 외에는 화물 하역 작업을 할 만한 곳이 없다. 4명이 작업하면 안전하게 끝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사고로 숨진 예서양 가족들에게는 후유증이 찾아왔다. 예서양 아버지 B씨는 증인으로 출석해 "저희 가족은 고통속에 살고 있다"며 "꿈에서 사고 잔상이 나오고 호흡 곤란 등 증상을 앓고 있다"고 호소했다.

예서양과 함께 등교하다 다친 초등생의 아버지 C씨도 "사고 이후로 딸이 단기기억 상실 증세를 보여 30분 전에 밥을 먹었는지도 기억을 못한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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