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피해자 90%가 청년세대…청년 지키겠다던 부산시는 어디에"
부산지역 전세사기 피해자 증언대회
피해 지원 대책 마련과 가해자 엄중처벌 촉구
- 조아서 기자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전세사기 피해는 개인의 잘못이 아닌 사회적 참사입니다."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해결을 위한 부산지역 시민사회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19일 오후 7시 부산 서면 상상마당 앞에서 부산지역 전세사기 피해자 증언대회를 열고 제대로 된 전세사기 피해 지원 대책 마련과 가해자 엄중처벌을 촉구했다.
이날 증언대회에서는 부산판 빌라왕 전세사기, 전세사기특별법 사각지대에 놓인 신탁사기,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일방적 보증보험 취소 등 부산 곳곳에서 발생한 피해 사례들이 소개됐다.
부산 동래구 한 오피스텔을 전세 계약한 A씨는 주택금융공사에서 담보물 심사 절차를 거쳐 대출을 내주고 공인중개인과 1금융권 은행에서 안전하다고 보장했던 건물이었지만, 올해 2월 경매에 넘어갔다는 우편물을 보고 임대인이 바지사장 전세 사기꾼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A씨는 "부산진구 서면, 동래구 온천동 등 피해자만 200여명에 달하지만 임대인은 돈이 없다, 바지 임대인은 명의를 빌려준 죄밖에 없다고 우기고 있다"면서 "전세사기특별법의 보호를 받고 싶어도 경매가 도래하지 않아서, 오피스텔이라서 해당되는 정책이 하나도 없다"고 답답해 했다.
부산 수영구 한 빌라를 지역 중소벤처기업청 대출로 전세계약을 한 박 모씨는 "부산 전세사기 피해자 대부분 전세금 보호를 받지 못하는 후순위 피해자이다. 청년이 구할 수 있는 집 중 선순위 근저당이 없는 집이 얼마나 되겠냐"라며 "국가의 프로세스 속에서 집을 심사받고 대출을 받았는데 국가는 우리를 외면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최근 HUG 발(發) 전세사기로 불리는 보증보험 취소 피해자 B씨는 "180억원대 전세사기는 8개월간 허위 임대차계약서를 잡아내지도 못하고, 보증보험을 믿고 계약한 임차인들에게 계약 해지 통보로 무책임하게 대처한 HUG 탓"이라면서 "문제가 불거지자 대책을 논의 중이라고 하지만 지금까지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임차인의 마지막 안전망까지 무너졌다"고 호소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피해자들은 정부와 부산시가 발표한 전세사기특별법, 상담 지원 등 대책으로는 피해자 구제와 피해 예방에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부산지역은 전세사기 피해자 90%가 청년세대이다. 청년이 떠나지 않는 부산을 만들겠다는 부산시의 보여주기식 청년정책들은 사기로 인해 주거권을 위협받고 있는 청년들에게는 크나큰 아픔을 주고 있다"면서 "전세사기를 당한 청년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소방, 승강기, 전기, 수도 등 건물 관리가 되지 않아 일상적인 생활조차 불편하고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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