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포 같은 폭발음에 창문도 깨져"…불 꺼진 줄 알고 방심한 사이 '펑'
매캐한 냄새 코 찔러…주민들 "폭발음에 지진 난 줄"
- 노경민 기자, 박상아 기자
(부산=뉴스1) 노경민 박상아 기자 = "불이 꺼질 때쯤 연기도 안 나고 하니 꺼진줄 알고 근처에 있는데 갑자기 '펑'하면서 불길이 치솟았습니다."
1일 오후 1시40분께 폭발 화재가 발생한 부산 동구 한 목욕탕 인근에서 만난 주민 박모씨(63)는 사고 당시 아찔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박씨는 "여성 행인 한분이 근처에 있다가 몸에 불이 붙었다"며 "소방대원 2명도 폭발과 함께 소리를 지르며 쓰러졌다"고 말했다.
이날 폭발이 일어난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4층짜리 목욕탕 건물 옥상으로 검은 연기가 솟구쳤으며 건물 지하 1층에서도 새카만 연기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다.
이 때문에 매캐한 냄새가 온 마을을 뒤덮었다.
주민들 말에 따르면 오전 1시30분쯤 '펑' 하는 소리가 났다가 진화 중 폭발이 일어났다고 한다.
목욕탕 바로 뒤편에 사는 김금수씨(70대)도 "말도 못할 정도로 폭발음이 컸다. 대포 소리와 비슷했다"며 "2층 주택 창문 2개가 다 깨졌다. 놀라서 창문을 여니 연기가 들이닥쳤다"고 말했다.
목격자 이선연씨(49)는 "폭발음에 지진이 난 줄 알았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불이 난 목욕탕 업주 A씨도 휴업 중인 날에 불이 난 것에 당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A씨는 평일에는 영업을 하지 않고 주말에만 영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쉬는 날인데 갑자기 불이 났다. 현재 같이 불을 끄고 있어 자세한 상황은 말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소방은 이날 오후 1시40분쯤 목욕탕 건물 지하 1층에서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소방은 장비 19대에 인력 71명을 투입해 오후 2시쯤 초진을 완료했으나, 화재 진압 도중 알 수 없는 이유로 폭발이 일어나 2시16분을 기해 관할 소방서의 인력 및 장비가 전부 출동하는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현재까지 부상자는 소방대원 8명, 경찰관 3명, 구청장, 구청 직원 5명, 일반인 4명 등 21명으로 집계됐다. 중상자는 2명이고 나머지는 경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중상자는 이송 당시 의식이 있었다고 소방은 설명했다.
부상자는 건물 내부가 아닌 주로 바깥에 있다가 피해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진홍 동구청장과 구청 직원들도 현장에 있다가 가벼운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하길수 항만소방서장은 "연소 확대 우려는 없는 상태"라며 "중상자는 안면 2도 화상 및 팔 1도 화상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소방은 폭발 위치 등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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