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째 파업’ 부산대병원…양측 입장차에 환자 고통 갈수록 ‘가중’

15일째 이어지는 부산대병원 노조 파업 ⓒ News1 송보현 기자
15일째 이어지는 부산대병원 노조 파업 ⓒ News1 송보현 기자

(양산=뉴스1) 송보현 기자 = “파업을 마치고 돌아가면 누구보다 열심히 환자 옆에서 간호하겠습니다.”

보건의료노조 부산대병원지부 부산·양산 조합원 1500여명은 27일 오후 양산부산대병원 1층 로비에 모였다. 15일째 파업 중인 이들은 “함께 싸워 함께 승리하자”라는 구호를 외치며 서로를 독려했다.

이날 현장 발언에선 부산대병원 원무과에서 11년째 근무하는 A씨가 비정규직과 근무 환경 개선 등을 지적했다. 한 간호사는 “10년째 근무하지만 출근할 때마다 ‘오늘은 밥은 먹고 일할 수 있을까’ 자문한다”며 “더 나아진 병원에서 근무하며 환자들을 지켜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문미철 부산대병원지부장은 “우리가 요구하는 바는 어려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병원측은 검토중이라고만 한다”며 “파업을 멈추면 논의하겠다는데 믿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어렵게 시작한 파업이다. 같은 배를 탄 우리 조합원 모두가 끝까지 함께하고 승리하자”고 말했다.

파업을 지켜보던 한 시민은 “병원과 원만한 합의를 통해 하루 빨리 정상화가 이뤄져 환자를 치료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부산대병원 노사는 파업 12일째인 지난 24일 5차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측이 요구하는 핵심 사항은 비정규직 501명의 정규직 전환, 인력 165여명 충원, 불법의료 근절, 임금인상 등이다.

그러면서 부산대병원지부는 불법 의료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 2월 20일부터 24일까지 간호사 조합원 67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들 중 90.7%가 ‘의사를 대신해 간호사가 대리 처방한 적 있다’고 밝혔다. 또 ‘처치, 채혈 등 의사 업무를 간호사가 대신한 적이 있다(80.4%)’거나 ‘의사 요청에 간호사 개인 핸드폰으로 환자 개인 정보를 전송한 적이 있다(60.7%)’는 응답도 잇따랐다.

한 간호사는 의사에게 다음날 처방이 없는 10여명의 환자에게 처방을 해달라고 요구했으나 “지금은 어렵다. 전날 처방을 그대로 복사해서 붙여 넣어달라”며 대리 처방을 요구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w3to@news1.kr